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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정현호 용퇴…홀로 선 JY, 뉴삼성 시험대
신지하 기자
2025.11.12 07:00:21
②사법리스크 해소 후 첫 인사…AI·반도체·로봇 중심 '기술 초격차' 시동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7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을 앞두고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이 가속화하면서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지형이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4대 그룹의 연말 인사도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되는 모습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그룹 총수들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기획 시리즈 '4대그룹 내년 사업점검'을 통해 삼성, SK,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이 구상하는 내년 경영 전략과 핵심 과제를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했다. 그동안 '삼성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삼성' 구상이 본격화되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26년은 이 회장이 취임 4주년을 맞는 해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뒤 처음 맞는 시기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축을 새로 설계하며 삼성의 미래를 그리고, 경영 전면에 적극 나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실을 신설하고, 그룹 실세였던 정 부회장이 이 회장의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발표했다. 초대 사업지원실장에는 '재무통'으로 꼽히는 박학규 사업지원TF 사장이 내정됐다. 정 부회장과 이 회장은 미국 하버드  인연을 계기로 끈끈한 사이를 이어왔다. 정 부회장은 석사를, 이 회장은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의 소통창구로서 사업지원TF를 맡아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이끌어왔다. 


사업지원TF는 이 회장 직속 조직으로, 그동안 전자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사실상 총괄해온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다. 2017년 임시 조직으로 시작했던 TF가 8년여 만에 정식 조직으로 격상되고, 이를 이끌던 정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삼성전자가 비상체제를 종료하고 앞으로 이 회장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뉴삼성 구상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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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용퇴와 사업지원실 신설은 삼성전자가 사법리스크와 반도체 부진 탓에 경영 안정에 무게를 뒀던 과거의 소극적 행보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 회장과 사업지원실 두 축으로 뉴삼성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라며 "특히 사업지원실이 공식 조직으로 꾸려지면서 미래 사업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은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영 전면에 나서는 첫해로, 리더십을 분명히 드러내는 동시에 삼성전자가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은 줄곧 강조해온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2년 유럽 출장에서 귀국하며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고, 같은 해 사장단 회의에서는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올해 3월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는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경영진을 질책하면서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전면적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뉴삼성은 AI·반도체·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와 인재 확보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되찾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뉴삼성의 윤곽은 이르면 이달 중순 단행될 사장단·임원 정기 인사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통상 12월에 인사를 실시했지만 최근 2년 연속 시점을 11월로 앞당겨왔다. 


올해 인사에서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굳힐지 관심사다. 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그가 겸임했던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자리에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 부회장이 겸직 중인 메모리사업부 수장도 교체될 수 있으며, 최근 사업지원실 신설로 기존 경영진단실, 미래사업기획단 간 기능 조율 작업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퇴진과 사업지원실 신설 등 예상치 못했던 인사가 있었던 만큼 이번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반적인 인사 방향성은 이 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쪽에 맞출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이 회장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이후 테슬라와 애플,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 연이어 접촉하며 협력 성과를 끌어내는 등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액션 경영'의 면모를 분명히 하고 있다. 내년 사업 계획 수립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이 회장이 이번 인사와 함께 책임경영 비전과 그동안 잠잠했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관한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사법리스크로 인해 자제했던 미디어 노출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하면서 대대적으로 언론에 노출됐다. 이 회장은 치맥 회동 뿐 아니라 황 CEO, 정 회장과 함께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돈으로 살 수 없는 '이미지 쇄신' 효과를 거뒀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현호 부회장도 삼성전자의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겠지만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반도체 사업 반등이 이뤄지면서 적절한 시기에 용퇴를 해야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이 회장도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시점에서 '정현호 그림자설'을 씻고 그룹 총수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정 부회장의 용퇴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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