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제철이 철강 시황 부진 속에서 자동차용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봉형강 부문의 부진이 지속됐지만 열연 반덤핑 관세 효과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저점 탈출 흐름을 이어갔다. 4분기부터는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중국·일본산 물량이 급감하면 내수 가격 인상과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7344억원, 영업이익은 932억원, 당기순이익은 1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둔화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12억원 줄었지만,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5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에도 부합했다.
봉형강 부문은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부진이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철근은 안전사고 여파로 공사 재개가 지연됐고 형강은 일부 프로젝트 수요에 한정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되지 못했다. 김광평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은 "4분기에는 공사 재개와 계절적 요인으로 철근 수요가 개선되고 GTX·반도체 공장 등 비주택 프로젝트 중심으로 형강 수요가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연강판(판재) 부문은 7월 예비판정과 9월 잠정관세 부과 이후 수입물량이 7월 34만톤(t)에서 9월 13만t으로 급감했다. 다만 관세 부과 전 비축된 재고가 시장에 남아 있어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함께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쿼터(TRQ) 논의가 병행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CBAM 납부의무는 2026년부터 발생하며, 인증서 판매 시점은 2027년으로 연기됐다"며 "비용은 고객사 부담 방식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쿼터제에 대해서는 "입법 절차가 남아 있어 불확실성이 크지만, 통과 시 수출 물량의 세일즈 믹스를 조정하고 내수·타지역 판매 확대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 통상 환경이 까다로워지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며 대응 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북미 전기로(EAF)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주 설비사 선정과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김원배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지분 구조는 11월 중 확정·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 흐름에 맞춰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배출권거래제(ETS) 4기 시행을 앞두고는 "현재는 무상할당분이 충분해 추가 비용은 없으나, 복합공정과 CDQ(코크 건식 냉각 설비) 확충, 스크랩 투입 확대를 통해 감축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저가의 배출권 선매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4분기에도 판재·공연강 시황이 3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2026년)은 SOC 예산 확대와 반도체 플랜트, GTX 등 비주택 건설 수요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했다. 철강업계도 AD·CBAM·TRQ 등 통상 변수와 탄소 규제 강화로 '고비용 체제'에 진입한 가운데, 현대제철의 고부가·저탄소 전략이 향후 국내 철강사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별도 기준 흑자 전환으로 실적 저점 통과가 확인됐다"며 "열연 AD 관세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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