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철저히 외면받았다.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질의는 이어졌지만, 서민금융의 핵심 축인 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내부통제·예보료 전가 등 주요 현안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2금융권이 또다시 '정책 사각지대'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저축은행 질의 '제로'…예보료 전가·연체율 논란 외면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저축은행 관련 질의가 전무했다. 지난해의 경우 최길호 OK저축은행 대표가 내부통제 문제로 출석했지만, 올해는 개별 저축은행은 물론 업권 전반에 대한 질문조차 없었다.
국회 정무위의 시정사항 안건 역시 보험 6건, 대부업·불법사금융 2건, 카드 1건, 상호금융 1건 등으로 저축은행 관련 정책 사안은 빠졌다.
저축은행 업권의 현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연체율이 9% 이상인 저축은행 10여곳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했지만, 국정감사에서는 이 주제가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예금자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예보료율이 인상됐고, 일부 저축은행이 이를 대출금리에 전가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질의는 없었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예보료 전가 금지 조치를 저축은행에도 적용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을 챙기는 의원이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2010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국정감사에서 업권 현안이 직접 언급된 사례는 드물다. OK저축은행이 2014년 대부업 정리 문제로, SBI저축은행이 2016년 만기채권 소각 방안으로 각각 도마 에 올랐지만, 최근에는 금융당국 대상 업권 질의조차 사라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료 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부실채권(NPL) 정리 등 2금융권의 건전성 문제는 금융안정과 직결되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미미하다"며 "저축은행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의원실조차 거의 없다"고 전했다.
◆ 새마을금고 증인 신청 취소…PF 부실·이사장 선거 '묻혀'
상호금융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정무위는 지난 21일 출석 예정이던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증인 신청을 감사 당일 오전 돌연 취소했다. 이번 증인 철회로 새마을금고의 부동산PF 부실, 연체율 급상승, 잇따른 횡령사고 등에도 모두 국감 논의에서 제외됐다.
새마을금고의 올해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8.6%로 자체 권고 기준(9%)에 근접했으며, 일부 금고는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연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PF 중심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12.97%로 전년 대비 2.56%포인트 상승했다.
내부통제 부실도 여전하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63건, 피해액은 714억원에 달한다. 일부 조합에서 동일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관리체계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새마을금고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국 이사장 직선제가 시행됐다. 전국 1276곳 중 1102곳에서 선거가 치러졌으나, 일부 금고에서는 금품수수로 당선인이 구속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에도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 유일한 출석자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제도 개선 논의 '실종'
올해 국감에서 상호금융권 인사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다. 김 회장은 일부 조합의 특혜대출, 금품수수, 내부 갑질 사례를 인정하며 "전수조사를 실시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질의 초점은 제도 개선보다는 개인적 소명에 집중됐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되며, 신협중앙회는 내년 1월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감이 사실상 2금융권을 외면한 채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이사장 선거, 저축은행의 PF 부실, 예보료 인상 문제 등 2금융권 관련 이슈가 많았지만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며 "금융사건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나 부실채권 매각 논의도 함께 묻히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