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인 회장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품·향응 수수 논란에 '보은 인사' 의혹과 시민단체 고발까지 겹치며 김 회장의 출마 여부가 선거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9일 상호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선거가 내달 17일 충남 천안 MG인재개발원에서 치러진다. 예비후보 등록과 물밑 표심 관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번 선거는 전임 회장의 비리로 치른 보궐선거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직선제로 진행된다.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1200여 명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한다.
당초 업계에선 김인 회장과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의 '2파전' 구도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김 회장의 경우 현행 새마을금고법상 내년 3월 임기 만료 후 새로 시작되는 4년 임기에 재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23년 말 박차훈 전 회장의 금품 수수 혐의로 인한 직무정지 이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 회장은 잔여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 때문에 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에서는 김 회장이 '인출 사태 수습'과 '조직 체질 개선'을 앞세워 재신임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며 선거 지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금품·향응 수수 의혹이다. 일부 언론은 김 회장이 2023년 서울지역 금고 간부에게 요구해 수백만 원대 제주 고급 리조트를 2박 3일 무상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2022년에도 서울 소재 금고로부터 명품 벨트·바람막이·머플러 등 고가 물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서울지역을 총괄하던 간부들이 해당 금고로부터 명품 지갑·벨트를 수수해 중징계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김 회장은 문제 제기 이후 명품 벨트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반납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의혹은 인사 문제로 확산됐다. 명품 수수 비위에 연루된 서울지역 본부장에게 파면 등 중징계 대신 경징계를 내린 뒤, 새마을금고중앙회 자회사 대표로 발령했다는 이른바 '보은 인사' 의혹이 내부 제보를 통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7월 김 회장이 휴일에 자택 인근에서 관련 직원에게 현금 봉투를 건넸고, 해당 직원이 이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반납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비위 폭로를 막기 위한 회유 아니냐"는 의심도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정황 속에서 서민금융선진화시민연대는 김 회장을 뇌물수수·직권남용·업무상 배임·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제주 리조트 무상 이용, 명품 수수, 비위 연루 간부에 대한 인사 특혜 의혹, 현금 봉투 전달 정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에 나선 시민단체는 '회장 권한을 사유화한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수사기관이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가운데, 김 회장 측의 구체적인 해명이나 반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책 환경도 김 회장에게 부담이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기관 감독체계 일원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는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금융당국으로 이관하는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이 원장이 "새마을금고의 3분의 1은 통폐합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에서는 "감독권 이관과 구조조정 압박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다음 회장의 리더십이 조직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마을금고의 '제왕적 회장' 체제에 대한 구조적 비판도 커지고 있다. 자산 300조원대 조직에서 중앙회장은 단위금고 감독, 중앙회 예치금 운용, 계열사 인사·입찰·투자 등 핵심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에 감사위원회 독립, 리스크관리본부 분리, 회장 권한 분산 등 거버넌스 개편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금고 이사장은 "전임 회장에 이어 현 회장까지 비리 의혹이 반복되면 조합원과 고객에게 새마을금고에 신뢰를 보내달라고 설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선거는 인물 경쟁이 아니라 중앙회가 어떤 방향의 개혁을 선택할지 묻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회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이번 선거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혹과 경영 성과 논란, 고발과 수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할 경우, 선거판은 찬반 공방으로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며 "반대로 불출마를 택하면 유재춘 이사장 등 비(非)현직 후보 중심의 '교체' 프레임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최근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과 이와 관련한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측은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김인 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달 초 등록 마감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현직 회장으로써의 직무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최근 불거진 몇 가지 의혹 중 사실로 밝혀진 부분은 없고, 대부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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