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성과 없는 기대감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없다.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업종의 전반적인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실제 성과를 내는 바이오텍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17일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 사옥에서 열린 '문정 바이오 CEO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내 투자자들도 연속적인 기술이전과 임상 진전을 보여주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먼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업황을 짚었다. 헬스케어 ETF와 빅파마 지수는 특허만료, 약가 규제(IRA), 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부진했지만, 엘라일람처럼 RNAi 치료제 성과를 낸 기업은 시가총액 상위권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국 항서제약 등 주요 기업들도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황은 대형 제약사의 모멘텀이 제한적인 반면, 기술수출을 연속 달성한 바이오텍이 재평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권 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여전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며 "반면 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는 연쇄적 파트너십과 임상 진전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이벤트도 제시했다. 권 이사는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매출 추이가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알테오젠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판매 흐름 ▲한미약품이 머크(MSD)에 기술 이전한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의 글로벌 2상 임상 마무리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2상과 옵션 행사 가능성 등이 내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사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과 관련해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초기 시가총액은 보통 1500억~2000억원 수준"이라며 "상장 이후 3~4년 차에는 연간 100억~15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시장에서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기업들의 공통점으로 ▲상장 전부터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 제휴나 R&D 협력을 진행하거나 ▲기술성 평가에서 이를 입증해 높은 점수를 받은 점을 꼽았다. 이러한 준비가 없으면 기술특례 상장 자체가 어려워지고, 상장 후에도 투자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IR 자료에서 기술 설명만 가득하고 상업화 전략이나 시장성 검토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학자 출신 경영진이 기술에는 강점이 있으나 사업 모델 설계와 투자자 소통에는 취약한 점을 예시로 들었다.
권 이사는 "상장은 속도전"이라며 "기술 스토리에 더해 3~4년 내 손익 가시화 시나리오와 시장·가격·유통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IR 대행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애널리스트와 운용사를 만나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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