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OpenAI(오픈AI)가 '오픈AI 코리아'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인도에 이어 세 번째, 전 세계에서는 열두 번째 지사다. 오픈AI는 한국을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지목하며 정부·산업·학계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AI 대전환'을 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0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한국과 장기 파트너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려 이 자리에 왔다"며 "기술을 일방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의 목표와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권 CSO는 한국을 유료 구독자 기준 아시아태평양 1위, 개발자 기준 글로벌 톱10 시장으로 소개하며 "주간 사용자는 작년 대비 4배 이상 늘었고 API 사용량도 전 세계 상위권"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AI 도입 속도가 빠르고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혁신 기업, 기술 친화적 이용자 기반이 결합된 독보적인 '풀스택 생태계'를 갖출 수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정부·산업·학계를 아우르는 장기 협력 기조를 분명히 했다. 11일 서울대학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AI 연구 협력을 본격화하고 '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를 통해 정책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소버린 AI' 추진과 관련해 오픈AI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참여할 의지를 밝혔다. 제이슨 권 CSO는 "한국은 하드웨어부터 대형 소프트웨어까지 풀스택 역량을 갖춘 국가"라며 "협력이 주권을 약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협력에 대해서는 "기본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지만 로컬 파트너십의 필요성을 보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K·삼성과는 반도체·부품 영역에서 좋은 파트너십 모멘텀이 형성돼 있다"며 데이터센터 투자와 국가 AI 컴퓨팅 센터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최우선 시장의 중요도를 반영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 협업은 API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카카오브레인, GS건설, 토스, KT는 사내 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고 LG전자는 제조·R&D 부문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과는 마케팅 협력을 통해 AI 활용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와는 지난 2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챗GPT를 포함한 생태계 연동을 준비 중이다. 권 CSO는 "API 모델을 기반으로 카카오 엔지니어와 오픈AI 엔지니어가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기술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양사 엔지니어·리서처·프로덕트팀이 함께 맞춤형 솔루션을 만들어간다"고도 강조했다.
제품 로드맵도 공개됐다. 8월에는 자체 인프라에서 실행·맞춤화가 가능한 오픈웨이트 모델 'GPT-OSS'를 처음 선보였고 같은 달 주력 모델 'GPT-5'도 출시했다.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는 최근 2주 사이 사용량이 10배 급증했으며 학생용 '스터디 모드' 기능도 공개됐다. 정답을 바로 제시하지 않고 유도 질문으로 학습을 돕는 방식이다. 권 CSO는 "무료 이용자를 포함한 모든 ChatGPT 사용자에게 최첨단 기능을 제공한다"며 "간단한 질문은 효율 모델이, 복잡한 문제는 심층 추론 모델이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GPT-5의 한국어 성능은 KMMLU 한국어 벤치마크에서 최고 수준(SOTA)을 기록했으며 현대 한국어부터 역사·문화 지식까지 아우르는 종합 평가에서 전문가 수준을 넘어섰다고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챗GPT의 한국어 정확도 지적에 대해서는 "모델은 더 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데이터 보안 및 거버넌스 전략도 강조됐다. 권 CSO는 "API 입력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 약속"이라며 "데이터 저장·보관 기간에 대한 사용자 컨트롤을 제공하고 있으며 약 두 달 전부터는 챗GPT 엔터프라이즈 및 API 이용자에게 데이터 레지던시(지역 내 처리) 옵션도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해당 기능의 범위와 심도는 확대될 계획이다.
투자·M&A에 대한 시장의 관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생태계의 성장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고 믿는다"며 "인수 없이도 학계 협업, 로컬 니즈 경청, 기술의 사용 용이성과 최첨단 성능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충분히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창작 분야에 대한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권 CSO는 "한국은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 덕분에 AI 기반 학습 경험을 선도할 수 있는 나라"라며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접근성과 학습 성과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달 '크리에이티브 랩 서울'을 통해 국내 아티스트 21명과 워크숍을 진행했고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서울라이트에서 소라(Sora) 기반 미디어아트를 DDP 외벽에 상영하기도 했다.
오픈AI 코리아의 리더십 인선에 대해서는 "조만간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권 CSO는 "해외 확장 시 오픈AI 고유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한국과도 장기 파트너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오픈AI는 11일 기업·정부·학계·예술계 주요 인사를 초청해 '오픈AI 코리아' 출범 기념 행사를 연다. 오픈AI 측에서는 제이슨 권 CSO, 브래드 라이트캡 COO, 올리버 제이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이 참석할 예정이며 방송인 강지영의 사회로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송길영 박사, 조앤 장 오픈AI 랩스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AI: 인류 협업과 혁신의 새로운 엔진"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12일에는 스타트업·개발자 생태계 지원을 위해 '코리아 파운더 데이'를 개최하고 다가오는 11월에는 'Dev Day Exchange'를 서울에서 연다. GPT-5 해커톤 우승팀인 '와들'도 행사에 참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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