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투자 지주사' SK스퀘어가 최근 그룹 리밸런싱 기조에 발맞춰 핵심성과지표(KPI)에 '계열사 감축' 부문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인 투자 레이스에 나서기 전 비주력 자산 전반을 매각해 재무체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리밸런싱과 관련한 구조적 장치를 확립하면서, 연내 매물 후보 일부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매각 성과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11번가 콜옵션 재행사 시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고 드림어스컴퍼니도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만큼, 올 하반기 리밸런싱 성과가 본격 가시화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SK스퀘어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 임원을 대상으로 한 KPI에 계열사 감축 부문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리밸런싱을 주도 중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원 대부분이 계열사 추가 감축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구조적 압박과 신규투자 요구가 동시에 거세짐에 따라, 그동안 매각 후보군으로 떠올랐던 일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연내 유의미한 매각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SK스퀘어가 중장기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레이스를 앞두고 재무체력을 끌어올리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SK스퀘어는 최근 한명진 대표가 SK그룹 반도체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며 AI·반도체 투자 리스트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조1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4% 급증한 만큼, 최종 결정만 내려지면 즉각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스퀘어는 올해 투자재원을 1조3000억원대까지 확충한 뒤 AI칩·인프라 등 영역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본격적인 투자 레이스에 앞서 잠정적인 재무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과제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손익을 일부 개선했지만, 장기간 이어진 적자 고리는 끊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주요 ICT 포트폴리오 합산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나 개선됐지만, 손익 규모는 마이너스(-) 411억원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계열사별로 티맵모빌리티는 올 2분기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을 통해 첫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지만,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스토어 역시 올해 로크미디어 등 일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영업손실 규모를 28% 개선했지만, 66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처럼 유의미한 손익 개선에도 수익 기여도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보니, 매각 관련 내부논의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어스컴퍼니의 경우 굿즈 등 사업 호조를 등에 업고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 디바이스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사업 재편에 힘을 싣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과 더불어, 그룹 차원으로 강조하는 'AI·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와도 거리가 멀어 가장 발 빠른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에는 ▲YG플러스 ▲부산에쿼티파트너스(EP) ▲비마이프렌즈 ▲대명GEC·JC파트너스 컨소시엄 등 우선협상대상자 4곳을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11번가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수익 중심 전략을 통해 적자 폭을 절반가량 개선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여전히 199억원에 달한다. 콜옵션 재행사 여부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SK스퀘어는 이르면 올 10월부터 11번가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 지분 및 이자를 더한 자금 규모가 6000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쉽사리 결단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11번가가 세달 연속 인력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본사 이전을 단행하는 등 다각적인 운영 효율화에 나서면서 매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시장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ICT 포트폴리오가 손익 개선을 이뤄냈음에도, 기업성장 전략과 연관성이 적거나 중국 이커머스 공세 같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매물 후보로 지속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그룹 차원에서도 SK실트론 등 알짜 계열사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당장 손익개선 여부보단 시장 매력도 측면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근 최창원 의장의 리밸런싱 기조가 그룹사 KPI로까지 연계된 만큼, 그동안 매각 가능성이 제기돼온 매물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층 발 빠른 움직임이 전개될 전망"이라며 "드림어스컴퍼니 등 매각이 일부 가시화된 ICT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연내 매각 성과를 몇몇 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계열사 감축' 관련 KPI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 포트폴리오 비중을 신중히 조절해나갈 예정"이라며 "ICT 자회사 중심 리밸런싱과 AI·반도체 신규투자 준비에 한층 힘을 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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