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모태펀드가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으로 신설한 중진계정 전용 출자사업인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가 벤처캐피탈(VC)들의 높은 관심 속에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특히 딥테크 분야에는 약 40여 곳의 투자조합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전통적인 투자 명가들의 지원으로 만만찮은 경쟁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정부의 추가경정으로 확보한 모태펀드 예산 3000억원으로 신설한 중진계정 전용 출자사업으로 인공지능(AI)과 딥테크 분야의 벤처투자 확대를 목표로 한다. 출자사업은 펀드 규모에 따라 소형리그(250억원 내외)인 스타트업 트랙과 대형리그(1500억원)로 세분화된다.
이번 출자사업 중 딥테크 분야에 40곳에 가까운 투자조합들이 지원해 각축전을 예고한다. 한국벤처투자가 공개한 2025년 2차 정시 출자사업 접수 현황에 따르면 딥테크에서는 스타트업 트랙 34곳, 스케일업 트랙 5곳이 지원해 총 39곳의 투자조합이 몰렸다.
트랙별 경쟁률은 5~7대 1에 육박한다. 스타트업 트랙의 경우 75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자조합별 출자액이 150억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5곳 이내의 운용사가 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7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이다. 펀드별 출자비율이 최대 60%인 점을 고려하면 조합당 최소결성총액은 250억원 내외로 보인다.
스케일업 트랙은 운용사 한 곳에 출자예산 750억원을 모두 내리는 방식이다. 운용사는 정책 자금과 민간 자금을 1대 1로 매칭해 총 1500억원을 결성해야 한다.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들을 비롯해 5곳이 지원했다.
이번 출자사업에는 최근 반도체생태계펀드에서 최종 결선에 올랐던 운용사들의 재도전이 눈에 띈다. 당시 일반 부문(600억원)에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재정 부문(1200억원)에 미래에셋벤처투자-위벤처스 컨소시엄이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해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일반)와 엘앤에스벤처캐피탈(재정)의 승리로 결정됐다.
앞선 출자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노폴리스파트너스는 이번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에서 딥테크 스타트업 분야에 지원했다. 올 연말에 이노폴리스 2015 제조-loT 투자조합(310억원)이 만기에 도래하는 만큼 비슷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용자산(AUM) 규모를 맞출 계획이다.
이 하우스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딥테크 분야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4월 설립 이후 대덕특구벤처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다. 특히 하우스의 수장인 이기주 대표는 20년 경력의 소부장 투자전문가로 레이크머티리얼즈, 두산테스나 등의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위벤처스는 각기 다른 투자영역에 단독 지원해 전략적인 행보를 보였다. 두 운용사는 지난 2021년 1000억원 규모의 반도체투자 전용 사모펀드(PEF)를 결성해리벨리온과 사피온 등 국산 AI반도체 팹리스에 투자하는 등 우수한 운용경험을 보여줬다. 다만 컨소시엄으로 출전한 반도체생태계펀드 출자사업에서 아쉽게 탈락한 것이 흠이다. 이후 이번 출자사업에서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단독으로 딥테크 스케일업 트랙에 지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과거부터 딥테크 투자 명가로 정평을 날려왔다. 소부장업체인 센코, 삼영에스앤씨 등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업체인 세미파이브의 IPO도 준비하고 있다.
기술투자 명가인 스틱벤처스 역시 유력한 GP 후보 중 하나다. 스틱벤처스는 반도체는 물론 자율주행, 원자력, 우주항공 등 여러 영역에 거쳐 딥테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자율주행업체 포티투닷에 초기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도 기가비스, 컨텍 등의 투자사들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스틱벤처스는 모태펀드 1차 정시 중진계정 출자사업 바이오 분야에 지원했으나 서류평가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번 2차 정시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딥테크 분야에 지원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하우스들이 각 트랙에 지원한 가운데 딥테크 전반에 대한 투자 전략 설정이 운용사 선정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자사업 공모문에 따르면 주목적 투자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사이버보안·네크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분야 기업을 아우른다. 투자대상이 넓은 만큼 특정 분야에 특화한 운용사들이 지원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다만 15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트랙의 경우 대형 펀드라 다방면의 딥테크 기업에 골고루 투자할 역량을 필요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원전 영역까지 모든 영역에서 좋은 투자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높은 경쟁률 만큼이나 투자 난이도가 높은 출자 사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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