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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무통' 이동석 사장, 커지는 역할론
이세정 기자
2025.08.14 15:01:09
생산현장 전문, 대표이사 겸 안전보건 총책…노조 컨트롤·중대재해 방어 과제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안전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기업 경영에서 안전은 더 이상 부차적 요소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전략 과제가 됐다. 특히 건설, 자동차, 제조 등 전 산업에서 CSO(Chief Safety Officer)는 안전 정책 수립부터 현장 관리, 리스크 대응까지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각 기업별로 CSO를 집중 조명하고 그들이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이 2월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스1>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 최초의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타이틀을 따 낸 이동석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분위기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면서 노조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정부가 중대재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 1993년 현대차 입사, 첫 CSO 발탁…고질적 노조 이슈 '약점'


이 대표는 1964년생으로 울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줄곧 생산관리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현장 전문가다. 2014년 이사를 달며 임원 반열에 오른 이 대표는 ▲생산운영실장 ▲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엔진변속기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때문에 현장 뿐 아니라 생산직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2021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생산지원 총괄을 역임했으며, 이듬해 국내생산담당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현대차의 국내 최대 생산거점인 울산공장을 비롯해 전주, 아산 등 각 지역별 공장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중대재해처벌법이 2022년 1월 공식 시행되는데 맞춰 이 대표에게 'CSO'직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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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전통적으로 노무관리 담당 임원의 존재감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시대가 개막하면서 단순 완성차 제조사라는 틀에서 탈피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전환 중이지만, 애초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동석 CSO 프로필. (그래픽=신규섭 기자)

예컨대 정 회장이 총수에 오른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집단으로 분류되던 부회장단을 해체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윤여철 전 부회장만은 곁에 뒀다. 이는 현대차그룹 내 손 꼽히는 노무관리 베테랑인 윤 전 부회장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의미하는데, 그는 정 회장 체제 4년차인 2021년 말에야 용퇴했다.


현대차그룹이 노무관리에 유독 공을 들이는 주된 이유로는 현대차 노조가 산업계와 금속노조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사측이 연평균 2조원 수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 임단협 '공회전', 노조 측 과도한 요구…노란봉투법 탓 부담 ↑


이 대표는 올해 여러 가지 과제와 맞닥뜨린 모습이다. 먼저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사측은 현재 미국의 고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영업이익 감소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미국 현지 생산량이 증가한 점을 근거로 들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및 상여금 900% ▲정년 연장 ▲주4.5일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 도입 및 통상임금 위로금(조합원당 2000만원)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조 측 요구를 다 수용할 수도 없다. 현대차의 실적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 관세 이슈가 본격화되면서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7%, 12.2% 줄어든 7조2352억원, 6조6326억원에 그쳤다. 숫자로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6000억원, 순이익은 9200억원씩 가량 줄었다. 하지만 노조의 성과급 요구액은 전년 대비 3000억원 증액됐다.


이렇다 보니 이 대표가 노조와 사측의 절충안을 찾는데 상당한 애를 먹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대표는 임단협 기간 동안 "관세 문제는 기업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노사가 공생과 상생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 인명사고 통제 중요성 강화…최악엔 오너도 처벌 대상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21~24일 중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돼서다. 해당 법안은 노종자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노조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노조 파업으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회사는 손해배상 청구가 어려워지는 데다 협력업체도 단체교섭 요구가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노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이달 6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관세 대응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 추진에 대해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과 관련된 부분이나 인사권까지도 침범 당할 수 있어 노사 관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제공=현대차 노조)

나아가 이 대표는 중대재해 근절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연일 산업재해에 대해 질타하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안전관리 중요성이 높아지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타 산업군에 비해 인명사고가 잦은 기업은 아니지만, 연간 1회 꼴로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울산공장에서 차량 테스트를 진행하던 연구원 3명이 질식사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산업안전보건법령 62개 조항을 위반해 사법조치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됐다. 같은 해 1월에는 울산공장 내 실내 도장 품질을 확인하던 직원이 기둥과 차체 문짝에 끼면서 중환실로 옮겨졌다. 2023년 7월에는 같은 공장의 엔진 공장 열처리 설비를 수리하던 중 기계에 끼어 목숨을 잃었고, 2022년 4월에는 전주공장 근로자가 운전석 부분의 캡과 차체 프레임 사이에 끼여 숨을 거뒀다.


주목할 부분은 중대재해법이 사업주(오너)와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정 회장과 호세 무뇨스 사장, 이 사장 3인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가 CSO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는 정 회장이다. 더군다나 이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강경 대응과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규제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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