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7년 만에 파업에 나선다. 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 강행 시 따라오는 법적·금전적 부담이 해소되는 만큼,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 등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강경 대응을 이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3일간 부분파업을 개시한다.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는 3일과 4일 각 2시간씩, 5일 각 4시간씩 파업하기로 정했다. 이번 파업에는 조합원 4만2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사측은 전날 열린 교섭에서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금 400%+1400만원 ▲자사주 30주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제시했다. 지난달 내놓은 1차 제시안과 비교할 때 기본급은 8000원(종전 8만7000원) 인상됐으며, 성과금과 격려금의 경우 기존 350%+1000만원보다 강화됐다. 자사주의 경우 1차 대비 20주 늘어났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만원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최장 64세까지 정년 연장 ▲주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1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다, 올 2분기에도 매출 증가하고 미국 관세 부담이 완화된 만큼 회사의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 관세 압박이 25%에서 15%로 낮아지긴 했으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 장기화로 영업이익 하방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년 연장과 주4.5일제의 경우 일반 사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단순 기업이 아닌, 사회적 과제인 만큼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더군다나 현대차그룹 특성상 '맏형격'인 현대차 노조의 기조를 기아 등 나머지 계열사들이 따른다는 점에서 그룹사 전반에서 노사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업계는 현대차 노조가 6년 무분규 기조를 깬 주된 배경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꼽는다. 해당 법안은 노종자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노조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예컨대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막대한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사측은 노조에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모든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노란봉투법은 6개월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3월 본 시행 예정이지만 노조 압박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교섭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불필요한 소모전을 지양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파업과 별개로 사측과의 교섭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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