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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악몽 11조 인텔 M&A…백조로 화려한 변신
이슬이 기자
2025.09.02 07:00:19
조 단위 적자로 한 때 애물단지 취급…AI 데이터센터 열풍 입고 4년 만에 흑자전환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06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 전경(제공=솔리다임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SK그룹 역사상 최악의 인수합병(M&A)로 지적되던 11조원 규모의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솔리다임(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으로 이름을 바꾸고도 수년 간 조 단위의 적자를 쌓으며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최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함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enterprise 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2020년 10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략 아래 이사회에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약 11조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거래 대상은 인텔의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였다. 


인수 직후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다. 10조원이 넘는 인수가를 두고 과하다는 평가와 함께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시설이 노후화돼 향후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이 클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계약이 최종 종료되는 시점은 2025년으로 수익 효과를 단기간에 체감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있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인수 직후부터 일정 수준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SSD 관련 기술과 지식재산권, 북미 고객 기반 등 핵심 자산은 1차 거래 완료와 동시에 확보되기 때문에 낸드 사업 전반의 매출 확대와 수익성 제고에 바로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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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재원 역시 기존 보유 현금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 필요 시 외부 차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SK하이닉스 대표이사였던 이석희 SK온 대표이사는 낸드플래시 사업 매출을 향후 5년 내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수 직후 낸드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에 빠지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2021년 말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부 인수 후 출범한 자회사 솔리다임은 이듬해인 2022년 3조3257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2023년에는 적자 폭이 4조원대로 확대됐고, 인텔에 지급하는 인수대금 외에도 운영자금 명목으로 조 단위 금액을 수혈하면서 계속된 적자 탓에 SK하이닉스의 재무 구조 전반에도 부담이 커졌다. 2020년 하반기 연결 기준 SK하이닉스의 총차입금은 13조원 안팎이었지만 낸드 사업부 인수 이후 2021년 말에는 19조원, 2023년 하반기에는 34조원에 달했다.  

2023년까지 누적된 손실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고 SK그룹 내부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에 대한 시선은 갈수록 냉담해졌다. 인수 당시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이석희 대표이사는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에서 기술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고성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솔리다임의 eSSD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텍스트·이미지·영상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산 능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초고용량 저장 장치가 필수적이다. 현재 구축돼 있는 데이터센터 상당수는 여전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저장 용량과 응답 속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HDD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IT 기업들은 점차 SSD 중심의 저장장치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솔리다임은 이 같은 수요 흐름에 맞춰 소비자용 제품군을 접고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제품에 집중하는 과감한 정비에 나섰다. 솔리다임의 강점으로 평가 받는 기업용 쿼드레벨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QLC eSSD)는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로 1비트를 저장하는 싱글레벨셀(SLC) 방식 대비 4배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읽는 속도가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 중국 기업들의 물량 공세로 여전히 공급 과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솔리다임은 고성능 SSD를 앞세워 고부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솔리다임은 전년 대비 약 194% 증가한 8조84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8307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려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 마이너스(-) 7655억원 수준이던 총자본액은 지난해 약 3079억원을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도 크게 개선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났다. 오랜 시간 그룹 내에서도 실패한 인수란 꼬리표를 달았던 솔리다임이지만 반전 역사를 새로 쓰며 이제는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전략을 책임지는 핵심 자회사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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