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3사가 올 상반기에 합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가격이 비싼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매출에 반비례했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1조6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92조6944억원과 영업이익 7조23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 57조3671억원과 영업이익 5조7734억원을. 현대모비스는 매출 30조6883억원과 영업이익 1조6467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 완성차 부문 손실 대거 반영…현대모비스 수익 강화, 상쇄 역부족
현대차그룹 3사 합산 매출은 180조749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67조9844억원)에 비해 7.6%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3사의 반기 기준 합산 매출이 18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외형 확장을 일궈낸 주된 배경으로는 판매 대수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예컨대 현대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른 206만6425대를 판매했으며, 기아는 2% 가량 성장한 158만505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기아는 1962년 완성차를 판매한 이래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새롭게 썼다.
여기에 더해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이 늘어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점도 외형 성장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현대차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상반기 판매 대수가 125만대로, 전년 동기(122만8000대)보다 1.8% 확대됐다. 특히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무려 37.4% 불어난 47만4000대로 집계됐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실적도 31만9000대에서 35만9000대로 12.5% 커졌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의 고부가가치 부품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외형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14조6553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847억원)보다 8.9%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발효와 현지 인센티브(판매장려금) 지출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5월부터 수입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 중이며, 주요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용 지출이 증가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2분기 각각 8200억원, 7860억원 총 1조6060억원 상당의 관세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북미 전동화 공장의 본격 가동과 우호적인 환율,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9.7%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하락폭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하반기 부정적 전망 우세…"유연한 경영 전략, 판매 모멘텀 지속"
현대차그룹 3사는 올 하반기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되겠지만, 유연한 경영 전략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현대차는 내달 1일 발표되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을 기반으로 전략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복합적인 대내외 경영 리스크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근본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혁신으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가동 20년차를 맞은 미국 앨라매바 공장(HMMA)의 생산 효율화 방법론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로 수평 이전해 전개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며 그 효과가 3분기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본다"며 호세 무뇨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그룹 차원에서 손익 만회 방안을 적극 추진해 관세 영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철저히 준비,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현지별 전략 신차를 출시해 판매 성장을 이어간다. 예컨대 국내 시장에는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HEV)를 앞세우고, ▲EV4 ▲PV5 등 전기차(EV)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는 유연 생산 운영으로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유럽에서는 전기차 시장 선도 브랜드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해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돼 타 국가로 수출되는 2만5000대분의 물량을 미국 판매로 돌릴 것"이라며 "현지 생산 차종의 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도 있는데, 이를 통해 30%에 달하는 관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관세 이슈와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요 고객사의 프로젝트가 일부 이연되기도 했지만, 대규모 수주 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까지 21억2000만달러의 논캡티브(비그룹사) 수주 성과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간 목표 금액인 74억5000만달러의 약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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