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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없는 지분에도 '문전성시'…배경엔 '모럴 헤저드'
서재원, 김규희 기자
2025.07.21 08:01:27
드라이파우더 소진해 '관리보수 빼먹기'…인프라 투자 트렌드도 영향 미친듯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보령LNG터미널 홈페이지)

[딜사이트 서재원, 김규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매각 중인 보령LNG터미널에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각 대상인 SK이노베이션 몫(지분 50%)을 인수하더라도 과반을 넘지 않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차입금 규모도 1조원이 넘는 등 좋지 못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수의 글로벌 FI가 뛰어든 건 짧은 기간에 투자금회수(엑시트)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커지면서 '볼트온' 전략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빠르게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를 소진해 관리보수를 수령하려는 펀드 운용사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령LNG터미널 매각 주관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은 내달 4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SC증권은 IMM인베스트먼트, 블랙스톤, 맥쿼리, 브룩필드 등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IM을 수령한 원매자 대부분이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보령LNG터미널 지분 50%다.


보령LNG터미널은 지난 2013년 SK이노베이션(전 SK E&S)과 GS에너지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LNG와 LPG를 저장했다가 이를 기화해 발전소나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보령LNG터미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60억원, 93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800억원 수준이다.


다만 매각 대상이 SK이노가 보유한 지분 절반에 불과한 탓에 거래를 마무리하더라도 FI가 경영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GS에너지는 FI가 지분 50%를 인수해간 뒤 지분 일부를 다시 사들여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이전) 투자보다는 소수 지분 투자에 가까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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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사업 특성 상 보령LNG터미널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 이에 따른 고정비용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 회사채를 포함한 이 회사의 총 차입금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원리금 상환과 이자비용 등으로 매년 1000억원 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흐름 역시 기대만큼 양호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원매자들이 보령LNG터미널에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최근 시장에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인프라 자산을 보유할 경우 향후 볼트온 전략을 다각도로 활용해 단기적으로 충분히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볼트온은 동종업계 기업 여러 개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전후방 사업체를 인수해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전략이다.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가 매각에 성공한 에코비트가 대표적이다. KKR은 지난 2021년 에코비트의 전신 에코솔루션그룹(ESG)과 ESG청원을 80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에 태영그룹의 종합환경기업 TSK코퍼레이션 지분 37%를 4400억원에 인수했고 이들을 합쳐 에코비트를 출범시켰다. 에코비트를 활용해 동종기업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고 최근 이를 IMM컨소시엄에 2조원에 매각했다.


최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점에서 볼트온 전략을 활용하고자 하는 곳에 더 높은 가격에 기업을 재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대부분 장기 보유를 통한 밸류업보다는 최근 투자 트렌드를 등에 업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셈이다. 


원매자들은 나머지 지분 50%를 갖고 있는 GS에너지의 협조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LNG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으면 GS에너지의 지분 가치 역시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GS 측과 경영 협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부 FI의 경우 펀드 소진기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펀드(PEF)의 경우 일반적으로 펀드 결성 2년 이후에는 약정총액이 아닌 투자잔액을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수령한다. 관리보수를 온전히 수령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해야 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원매자들이 관리보수를 받기 위해 일종의 '모럴 헤저드'를 일으켜 인프라 매물을 급하게 사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은 경영권 확보나 장기투자 보다는 볼트온을 겨냥한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일부 FI들의 경우 현재 보유 중인 인프라펀드 소진 압박도 있어 투자에 나서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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