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자회사 신설과 지식재산(IP) 유통 확대 등 외형 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의 후유증과 웹툰·영상 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콘텐츠 유통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KEG)'을 신설했다. 기존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운영 중인 북미 통합법인 외에 뮤직, 미디어 등 카카오엔터 전체 글로벌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맡는 법인이다. 현지 네트워크 강화와 신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전진기지로 북미 시장 확대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북미는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며 일본은 카카오 그룹사 전체 차원에서 만화 콘텐츠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스토리 부문에서 오리지널 IP를 중심으로 북미와 일본 등 핵심 시장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스토리 콘텐츠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SM과의 북미 통합법인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뮤직 사업에 집중해 양사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 공연, 방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두 법인이 각자 역할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글로벌 확장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콘텐츠 수익성 둔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엔터는 IP 기획·제작·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뮤직·웹툰·웹소설·영상·공연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실제 2024년 연결 기준 카카오엔터의 매출은 1조8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했고 당기순손실은 2591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그룹 차원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카카오엔터를 둘러싼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카카오엔터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는 이달 20일 사내 행사에서 "매각설은 재무적 투자자 교체와 지분 변동 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앞서 4월에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유사한 입장을 전했다. 권 대표는 웹툰·웹소설 부문 분할이나 픽코마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임직원들은 하던 업무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엔터는 내부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특히 웹툰과 영상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반면 뮤직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엔터 측은 올해를 지속가능한 사업 체계 구축의 원년으로 삼고 운영 효율성과 사용자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 인공지능(AI) 브랜드 '헬릭스'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푸시, 숏폼 기능 등을 적극 활용해 콘텐츠 소비 환경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영상 부문은 외부 환경 악화에도 제작 편성과 시점에 따른 매출 반영 효과로 2025년 1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비롯해,영화 '승부', '검은 수녀들'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4월에는 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이 전 세계 35개국 TOP10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엔터는 올해도 다양한 장르의 웰메이드 작품을 국내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재편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종속기업 수는 2021년 61개에서 지난해 42개로 줄었으며 올해도 자회사 정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에는 드라마 제작사 크래들스튜디오와 크로스픽쳐스,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한국법인 등을 청산했다. 올해 들어서는 음악 레이블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와 웹툰·웹소설 제작사 넥스트레벨스튜디오를 정리했으며 태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 법인들도 순차적으로 청산 중이다. 아이돌 그룹 QWER의 소속사인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의 경우 지분 50%를 노바엔터에 매각한 데 이어 잔여 지분도 연내 정리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사업의 무게중심을 어느 한쪽으로 옮기기보다는 뮤직, 스토리, 미디어 3개 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외 콘텐츠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실적 부담과 글로벌 확장 전략 사이에서 복합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수익화 구조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향후 사업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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