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3000억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투입해 결손금을 털어냈지만 다시 적자가 쌓이면서 재무부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올 한 해 유럽 신규 노선 취항에 따른 초기 투자 및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여파로 적자 경영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이 결손 상태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를 꾀하려면 새 주인인 대명소노그룹의 재정적 지원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1분기 결손금 1000억 돌파…유럽 노선 투자·출혈경쟁 부담 경영 리스크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티웨이항공 결손금은 1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484억원 늘어난 수치다. 2024년 1분기만 해도 티웨이항공은 이익잉여금 498억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 비용이 많아 손실이 누적된 것을 가리킨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자본잉여금을 조달해 결손금을 털어냈지만 적자가 다시 누적되는 양상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3월 2023 회계연도 기준 자본잉여금 3017억원을 전입해 결손금 전액을 보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659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다시 결손 상태로 돌아선 뒤 올 들어 결손금은 1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티웨이항공이 결손금을 떠안기 시작한 시점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일본 노선 수요 감소 및 환율,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당기순손실 432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해 141억원에 이르는 결손금이 발생했다. 이후 코로나19 엔데믹이 경영 악재로 날아들면서 2022년 당시에는 결손금 규모(3846억원)가 4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도 적자 흐름이 지속돼 결손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에만 448억원에 달하는 분기순손실을 냈다.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2025년 연간 당기순손실은 651억원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지난해 취항한 유럽 노선 관련 투자가 지목된다. 실제 지난 1분기 티웨이항공 매출원가율은 98%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p) 확대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대한항공으로부터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장거리 4개 노선과 항공기(A330-200) 5대를 이관받아 운영 중이다. 신규 노선 확장을 위한 항공기 도입 비용과 인건비 등 지출이 뒤따른 데 비해 투자 회수는 지연되면서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유럽 시장 공략에도 어려움이 뒤따르는 양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장거리용 기재로 도입해왔던 A330-300은 좌석이 300석이 넘지만 러시아 영공을 통해서만 유럽을 갈 수 있는데 항속거리가 긴 A330-200은 218석 규모라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에 따라 유럽 장거리 운임을 인하해야 하는데 이들의 독과점을 견제해야 하는 티웨이의 유럽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 소노그룹 유증·티웨이 무상감자 시나리오…소노 "티웨이항공 체질개선 집중"
티웨이항공이 결손금을 정리하고 재무 체력을 끌어올리려면 대명소노그룹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노선 확장과 운영 기단 확대 등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지원 방안으로는 유상증자가 거론된다. 대명소노그룹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경우 티웨이항공은 액면가를 초과한 금액(주식발행초과금)을 적립해 결손금 보전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티웨이항공 주당 액면가는 500원인데 주식발행가액을 1000원으로 설정해 총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는 가정 하에 티웨이항공은 500억원을 주식발행초과금으로 계상 가능하다. 주식발행초과금은 회계상 자본잉여금 항목으로 분류된다.
티웨이항공이 자본금을 감액해 결손금을 줄이는 무상감자 방식을 병행하는 방법도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 자본금은 1077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상감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주식수 혹은 액면가를 줄여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절차를 가리킨다. 주로 결손금 보전 등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시행된다.
티웨이항공의 경영 정상화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는 물론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안정과도 직결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결손금 해소 후 배당 재개 시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향후 배당이 재개됐을 때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는 주가 부양을 꾀할 수 있고 이는 곧 대명소노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항공 안전성 강화와 재무 건전성 제고 등 체질을 개선하고 기존 호텔·리조트 산업과 항공업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티웨이항공 종전 최대주주였던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 주식 5234만3999주(지분율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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