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삼양식품이 전세계 라면시장 공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밀양 2공장을 준공했다. 불닭 브랜드의 세계적 인기 속에 탄생한 이 공장은 삼양식품의 네 번째 생산기지이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 해외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불닭을 단순한 히트상품을 넘어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10일 방문한 삼양식품 밀양 2공장에서는 입구에서부터 은은한 라면 스프 향이 풍겨왔다. 공장 내부에서는 자동화된 기기들이 제면부터 증숙, 냉각, 포장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포장 단계에서는 수출될 국가의 언어로 인쇄된 박스에 제품이 담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중앙 통제실에서는 직원들이 수십 대의 모니터를 통해 각 라인의 생산량과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공정을 정밀하게 조율하고 있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건축면적 4800평,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은 약 1만평이다. 삼양식품은 작년 3월 이 공장에 총 1643억원을 투입했으며 15개월 만에 완공됐다. 이 공장은 강원도 원주, 전북 익산, 밀양 1공장에 이은 네 번째 공장으로 밀양 1공장 건물 뒤편에 증설됐으며 일부는 연결돼 내부 이동이 가능하다.
이번 2공장은 삼양식품의 간판 브랜드 '불닭'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설됐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첫 출시된 이후 불닭 시리즈는 '도전 먹방', '극한 매운맛'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7년 수출 1억달러를 처음 돌파했고 2024년에는 7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평균 수출 성장률은 32%에 달하며 현재 100여 개국에서 삼양식품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현재 국내 라면 수출량의 약 70%를 책임지고 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이날 "밀양 1공장이 엄청난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밀양 2공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역할을 수행할 시점"이라며 "가슴이 벅차고 마음이 설렌다. 제2공장을 계기로 삼양식품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밀양 2공장은 1공장과 함께 삼양식품의 전량 수출 전담 생산기지로 활용된다. 특히 2공장은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출 거점으로 설계됐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미국 매출은 전체 수출의 약 22%를 차지하며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1공장이 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2공장은 미국을 포함해 유럽 및 아시아 기타 국가로의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시장에서 주력 제품은 단연 불닭 까르보나라 라면"이라며 "그 외에도 '맵탱'이라는 신규 라면 브랜드와 '탱글'이라는 파스타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이미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닭 브랜드가 지금이 정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막 글로벌 궤도에 올라섰다고 본다"며 "앞으로 불닭은 세계인이 즐기는 브랜드가 될 것이고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밀양 2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봉지면 3개 라인, 용기면 3개 라인 등 총 6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8억3천만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불닭면류 생산량은 기존 20억8천만개에서 약 28억개로 늘어난다. 밀양 1·2공장을 합치면 연간 15억식이 생산되며 이는 삼양식품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특히 이 공장은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돼 설비의 예방보전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공정 전반의 최적화를 구현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고도화를 적용해 생산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였다"며 "생산설비의 예방보전과 에너지 절감, 생산 데이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최대 생산능력을 구현하는 최첨단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11일에는 밀양 2공장의 공식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오르고, 더 밝게 빛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공식에는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 장석훈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 안병구 밀양시장, 허홍 밀양시의장 등 관계자와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부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매운맛의 바이블이 되어야 한다"며 "현재 부드러운 매운맛의 까르보불닭이 가장 사랑받는 것처럼 매운맛에 대해 더욱 탐구하고 세분화하여 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닭 브랜드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며 "지금까지는 더 많이, 더 빨리, 더 맵게 먹는 콘텐츠가 지난 10년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불닭의 캐릭터 호치, 그리고 다음 세대로 탄생한 페포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세계관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호치와 페포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IP로 자리잡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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