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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골든타임…연기금 고갈 늦추려면 '특별채권' 투입해야"
김규희 기자
2025.05.30 07:00:35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 CIO "대체투자 확대…수익률 제고, 자립 가능"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국민연금뿐 아니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각종 연기금의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 정부가 '특별채권(Special-Issue Bond)'을 발행해 기금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최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연금 개입에 나설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특별채권을 통해 기금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고갈 시점을 크게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채권은 정부가 연금기금에 대해 발행하는 일종의 '내부 전용 국채'로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지만 실제로는 자금을 시중에서 조달하지 않는다. 미국의 연방공무원연금(CSRS)도 이러한 방식으로 재정을 보완하고 있다. 특별채권은 실물 발행 없이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며 정부는 이에 대한 이자만 지급한다. 만기 도래 시에도 대부분은 새로운 특별채권으로 교체(rollover)해 재정에 실질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


박 전 CIO는 미국 연방정부의 연금기금 운용 방식을 예로 들며 "미국은 1984년 이후 연방공무원연금(신공무원연금·FERS)을 완전적립식으로 전환하면서 특별채권을 도입했고 그 덕에 정부는 즉각적인 재정지출 없이도 기금 적립을 가능하게 했다"며 "우리도 매년 10조~30조원 수준의 특별채권을 활용하면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전략이 유연해지고 수익률 제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누적 평균 수익률은 6%대지만 최근 10년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 안팎에 머물렀다. 박 전 CIO는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수익률에 레버리지 효과가 생긴다"며 "기금 규모가 늘어나는 동시에 운용수익이 증가해 고갈 시점을 늦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채권 발행으로 연기금에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고 수익률을 제고할 여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특별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용채권 또는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면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CIO는 "글로벌 연기금들이 수익률 상승을 위해 사모주식(PE), 사모채권(Private Debt)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CIO는 새마을금고 재직 시절 채권 비중을 20% 이상 축소하고 대체투자 비중을 40%대까지 확대한 경험을 소개하며 "덕분에 새마을금고의 수익률이 높아졌다"며 "이는 다른 연기금에도 적용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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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박 전 CIO는 "특별채권은 초기에는 정부의 현금 지출이 없지만 결국은 원금 상환 시점에 다음 세대가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구조가 누적될 경우 국가 재정건전성과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CIO는 이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케인지안적 재정정책 접근'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미국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법인세 감면과 소비 촉진을 통해 경기를 부양했고 세수가 급증하자 오히려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있었다"며 "지금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경제성장을 통해 미래에 재정 여력을 확보하면 문제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지금은 인구 구조와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인구감소와 부채 누적으로 인해 이런 정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며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금기금 운용의 목표 수익률 설정 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연기금은 목표 수익률을 'GDP+물가상승률±α'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정한다"며 "해외 연기금처럼 소비자물가(CPI)나 임금상승률에 연동해 보다 명확한 수치를 기준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70년 장기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자립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내부수익률(IRR)을 목표 수익률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세대가 지금 적극적으로 나서야 미래 세대에 떠넘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박 전 CIO의 핵심 논지다. 그는 "지금은 국가 신용등급이 높고 재정 여력도 아직 남아 있는 시기"라며 "이런 골든타임을 놓치면 나중에는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압박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 CIO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ING자산운용을 거쳐 공무원연금공단 투자전략팀장, 흥국생명 CIO, 새마을금고 CIO를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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