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우찬 기자]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나란히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예정보다 일찍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취재진의 물음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조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해군 장성 등과 칵테일 리셉션에서 어울리며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두 기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을 놓고 경쟁 관계로 언론 주목도가 높다.
마덱스 2025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군의 최첨단 함정 무기체계와 세계 각국의 함정·해양방위 시스템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해양분야 방위산업 전시회다. 한화와 HD현대를 비롯해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등 국내 굴지 방산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방위산업 호황 속에 이번 전시회는 2023년과 비교하면 규모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40분께 마덱스를 찾았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와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사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한화 방산 3사(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마련한 부스에서 사업 현황 등의 설명을 들었다. 이후 부스 내부에 있는 대기실로 이동한 김 부회장은 사장단과 사업 관련 미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계열 한 관계자는 "고객사 미팅은 아니었고 사장단과 미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5분여 동안 미팅룸에 있다 나왔고 한화 부스에 잠깐 머물다 벡스코 앞에 대기하던 차량으로 이동했다. 2시55분 벡스코를 떠난 김 부회장이 마덱스 현장에 머문 시간은 15분 남짓이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김 부회장에게 KDDX 사업에 관한 질문을 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빨리 현장을 떠난 김 부회장은 오후 4시 진행된 한화의 칵테일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행사는 한화가 준비한 핵심 이벤트였다. 국내외 군, 방산업체 관계자와 해외 정부 대표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화는 보도자료에서 김 부회장이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밝히며 그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한화가 국가단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사업환경에서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정신을 깊이 되새기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칵테일 리셉션에 참석한 것은 아니고 미팅룸에서 해군 고위 관계자와 미팅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언한 내용은 없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오후 3시30분 진행된 HD현대의 칵테일 리셉션에 등장했다. 김 부회장과 달리 조금 여유 있는 태도였다. 그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얽힌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마덱스를 위해 제작한 홍보영화에는 조선시대 나대용 장군이 나온다"며 "나대용 장군은 거북선을 설계하고 제작한 조선 최고의 선박 기술자로 나대용 장군의 거북선은 정주영 회장님께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 부스에 온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등과 악수하며 건배를 제안했고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하는 모습이었다. 양 해군참모총장이 인사말에서 HD현대를 'HD한화'로 잘못 말하자 바로 앞에 있던 정 수석부회장은 웃으며 '현대'로 바로잡기도 했다. 다만 정 수석부회장도 마덱스 현장을 빠져나갈 때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화와 HD현대는 7조8000억원의 KDDX 사업자 선정을 놓고 날 선 갈등을 이어왔다. 이번 정부에서 사업자 선정이 좌절됐고 사업 착수는 1년가량 지연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르면 올해 안에 최종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설계를 따낸 HD현대중공업은 상세설계·건조까지 일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모두 맡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설계 방식으로 시공 기간을 줄일 수 있고 국내 조선의 해외 경쟁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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