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태림포장 시화공장은 대형 골게터 등 핵심 자동화 생산 설비를 앞세워 매일 100만 박스에 이르는 물량을 쉴새 없이 쏟아낸다. 이곳에는 '국내 유일의 종합 골판지 R&D(연구개발) 기지'라 불리는 기술연구소도 자리잡고 있다. 연구소 직원들은 골판지 원료배합과 물성, 강도 등을 꼼꼼히 측정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태림포장이 시화 공장을 '품질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신있게 내세우는 이유다.
◆ 자동화 기반 특수형 상자 생산도 '거뜬'…·골게터·무인운반차 등 첨단장비 갖춰
지난 21일 경기도 시흥시 소재 태림포장 시화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숯 타는 듯한 향이 코 끝을 자극했다. 특수 판지 상자 모양을 잡기 위해 목형 그라인더(나무틀)를 그라인더로 다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이 냄새의 근원지였다. 진한 숯내음 만으로도 공장 안이 얼마나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공장을 가로지르는 캣워크(통로)로 한참 이동해서야 골판지 박스가 제작되는 가공 파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실제 시화공장은 7만5358㎡(2만2800평) 부지에 조성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초등학교 운동장 15~18개를 합쳐놓은 수준과 맞먹는다.
시화공장에서는 골판지 상자와 함께 원단도 생산한다. 시화공장은 태림페이퍼 등 계열사에서 공급받은 원지를 골판지 박스 주재료인 원단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골판지 원단은(가로 1m·세로 1m 규격) 하루 평균 35만장이 출하되고 있다. 골판지 상자와 원단 생산 비중은 대략 65%, 35%로 나뉜다.
골판지 원단은 첨단 자동화 설비로 한치의 오차 없이 제작된다. 시화공장은 일본 미쓰비시사와 독일 BHS사 골게터 2대를 구비하고 있다. 골게터에서는 골판지 특유의 물결 모양을 구현해내는 골 성형과 접합(합지), 재단 공정이 이뤄진다. 시화공장은 매일 100만개에 달하는 골판지 박스를 만들어내는데 모두 골게터가 생산 라인의 엔진처럼 활약해주는 덕분이다.
골판지 원단을 실어나르는 일도 사람 대신 무인 운반차가 수행한다. 골판지 박스를 제작하는 가공 파트 작업자가 사전에 필요한 수량을 설비에 입력해두면 무인 운반 장치가 알아서 이를 인쇄기 앞까지 운반해주는 식이다.
시화공장 공정 라인은 크게 가공1파트와 가공 2파트로 구분할 수 있다. 1파트에서는 특수형 상자를 생산하는데 목형 합판에 칼날을 끼워 고객사 요구대로 박스 형태를 가다듬은 뒤 프레스로 찍어내는 고난이도 작업이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1분에 특수 상자 약 70개가 생산된다.
가공2파트 핵심 공정은 고속 인쇄기가 담당한다. 고속 인쇄기는 분당 상자를 최대 400매나 찍어내는 것은 물론 4가지 색상을 조합, 사용할 수 있는 4도 인쇄도 척척해낸다. 인쇄기에서 프린팅 작업을 거친 박스는 로봇에 자동으로 적재돼 출하 준비를 마친다. 일반적으로 1도 인쇄가 적용되는 택배 박스와 달리 식음료용 포장 박스에는 다양한 색상 표현이 곁들여진다고 한다.
◆ 태림포장 미래 먹거리 '고강도 골판지 상자'…경량화·가격 경쟁력 확보
시화공장 기술연구소는 종이의 물성 검증부터 원료 배합, 제품 및 선행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골판지 생산 전 과정을 총괄하는 거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태림포장이 시화공장 기술연구소를 제품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연구소에서는 태림포장이 자체 개발한 싱글 월 상자와 일반 더블월 상자의 압축 강도를 측정해 비교하는 과정이 시연됐다. 실험 결과 싱글 월로 제작된 오뚜기 튀김가루 상자는 315kg에 달하는 하중을 견뎌냈으며 더블월 맥심 커피 상자는 263kg까지 지지했다.
싱글월과 더블월은 골판지가 몇 겹으로 구성되는지에 따라 나뉜다. 싱글월은 물결 모양의 골심지 1겹과 골심지 위 아래를 감싸는 라이너 2겹 총 3겹 구조로 설계됐다. 더블월은 골심지 2겹과 라이너 3겹으로 구성돼 싱글 월보다 두꺼운 편이다. 싱글월 형태의 태림포장 고강도 경량 골판지 상자는 더블월 대비 종이 사용량은 최대 20% 줄이고 골판지 강도는 20% 강화한 게 특징이다.
시화공장에는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을 제공해주는 디자인센터도 있다. 이곳은 1000개가 넘는 패키징 도면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고객사 요청에 맞춰 도면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태림포장 전매특허는 8각 박스로 기둥 역할을 하는 모서리가 4각 박스 대비 2배나 많아 물류 보관 시 적재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정우철 태림포장 시화공장 공장장은 "현재 고강도 경량 골판지 상자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으로 아직 미미하다"며 "영업쪽과 협력해 신규 수요를 발굴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원 태림포장 기술연구소 팀장은 "고강도 경량 골판지 상자는 생산 비용이 적게 들고 고객사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메리트가 분명하다"면서 "운송 사고가 없어야 하는 고객사 특성상 호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강도 상자는 태림에서만 생산 가능하다 보니 당장 수요가 빠르게 늘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각광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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