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 브랜드 '일룸'이 수익 부진의 늪에 단단히 빠졌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둔화, 가구업계 경쟁심화, 해외사업 부진까지 겹치며 삼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그럼에도 마케팅 확대와 대형 쇼룸매장 오픈 등 '확장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급격히 늘어난 고정비용이 이익을 더욱 갉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룸은 퍼시스그룹이 1994년 설립한 퍼시스홀딩스(당시 사명 일룸)가 모태다. 1990년대 초 사무용가구에 대한 수요를 타고 성장하던 퍼시스그룹은 생활가구까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일룸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퍼시스홀딩스는 2007년 생활가구부문을 물적분할해 현재의 일룸을 설립했다. 그리고 일룸은 2013년과 2016년 각각 양영일 전 퍼시스부회장(32.82%)과 퍼시스홀딩스가 보유한 지분(45.84%)을 매입해 모회사와 연결고리를 끊었다.
일룸은 설립 이후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1998년 1호점(송파점)을 개설한지 4년 만인 2002년 100호점을 돌파했고 2010년대에는 교육에 특화된 학생용가구를 판매하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룸의 매출은 2014년 995억원에서 2017년 186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작년에는 별도기준 35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일룸은 현재 한샘·현대리바트와 함께 생활가구시장 '빅3'로 자리를 굳혔다.
다만 일룸은 외형성장과는 달리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284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작년 66억원으로 지속 우하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룸의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고정비용 부담을 꼽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판관비는 2019년 981억원에서 작년 1605억원으로 5년 사이 624억원(63.6%)이나 늘어났다. 이는 같은기간 매출총이익의 상승분(59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급증한 '광고선전비'는 수익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2019년 110억원에서 2024년 21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변우석의 모델 발탁과 최근 '일룸이 이룸'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마케팅 투자를 계속해서 늘려온 탓이다.
일룸이 여전히 '확장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 저하를 야기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이후 프리미엄샵 등 체험형 매장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400평대 크기의 대형 쇼룸 매장(프리미엄샵 강동아이파크)을 오픈했다. 가구업계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고덕동에서 서울 동부권 가구 수요를 노리고 있으나 임차료에 대한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 이 회사의 지급임차료는 2019년 47억원에서 작년 152억원으로 3배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앞으로도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고객점점 확대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익성 감소분을 뛰어넘는 외형 확장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룸의 확장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광고나 오프라인 매장 확대보다는 비용절감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의 증가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며 "일룸은 기존에도 고가정책을 펼치는 브랜드인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진다면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일룸 관계자는 "일룸은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접점 확대 및 브랜드 경험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와 일룸 프리미엄샵 강동아이파크(고덕동 쇼룸) 또한 해당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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