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건설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알짜배기 사업장에서 수주전이 벌어질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전략을 내세우면서 출혈 경쟁은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서울시 내 사업성이 보장된 대형 정비 사업장에 대해선 일찌감치 수주전을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단 두 곳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1조6000억원) ▲경기 성남 은행주공 (1조4000억원) 등이다. 여기에 오는 6월 최종 시공사를 결정하는 용산 전면1구역(1조원)도 있다. 용산 전면1구역 시공권을 두고선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공권을 둔 입찰 경쟁이 대폭 축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경쟁입찰이 성립돼 수주전을 치룬 곳은 11곳이었으나, 지난해 3곳으로 대폭 줄었다.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 리스크 및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선별 수주 기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까지의 투입 비용이 부담돼 경쟁입찰 자체를 피하고 있어서다.
특히 사업성이 우수한 서울의 일부 대형 사업장에서도 단독 입찰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실제 경쟁입찰이 예상됐던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1조원)과 잠실우성1·2·3차 통합재건축(1조7000억원) 등에서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건설사들이 과열 경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정 수주'를 택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나온다. 올해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주요 사업장 대부분이 사업비가 1조원 이상이 넘는 서울의 알짜배기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개포 주공 6·7단지(1조5000억원)▲강남구 압구정2구역(2조5000억원 규모)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1조4000억원)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1조5000억원) 등이 서울의 핵심 노른자 땅이라고 불리는 사업지다. 건설사 입장에서 이곳의 시공권을 따내면 주택 브랜드 제고 및 지배력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사업장 참여를 저울질하면서 수주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일찌감치 수주전을 대비하기 위헤 제각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압구정 2구역은 올해 2월 맞붙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다시 맞붙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들은 최근 압구정 수주 영업을 위한 사무실을 열었다. ▲개포 주공 7단지의 경우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간 3파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대우건설은 내부에서 전담 부서를 확충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둔 사업장은 어느정도 수익성이 보장된 알짜배기 땅인데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사업장은 이미 자산 상승이 보장된 사업지인 만큼 주택 브랜드 우위 보다는 가격 경쟁력 및 커뮤니티 시설 및 설계 등에서 수주전 승리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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