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애큐온저축은행이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개인신용대출과 고금리 상품 강화를 통해 업무이익(충당금적립전 이익)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달성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안정권에 접어든 건전성 지표를 바탕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줄였고,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매이익을 시현해 실적 개선을 보조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3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흑자 전환했다. 총자산 기준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중에서는 가장 순익 규모가 작다.
다만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던 2023년에 비하면 대폭 개선된 결과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23년 6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당시 업무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대손충당금 규모가 2050억원으로 전년대비 59.9% 급증하면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2234억원의 업무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견인했다. 전년대비 71.7% 성장했다.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4594억원)이 4.5% 증가한 가운데 이자비용(1890억원)을 19.3% 줄이면서 영업 효율을 높였다. 특히 이자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출이자수익이 전년보다 68.1% 증가한 4267억원을 나타내며 이익체력을 끌어올렸다. 전체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31.6% 증가한 2704억원을 기록했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개인신용대출 전략 수정에 따라 신규 취급건의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며 "고금리 상품 강화를 위해 만기분산 전략을 수립하고 저비용 조달상품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해법을 강구해 이자이익 관련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이익과 대출채권이익도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대출채권이익은 전년보다 216.1% 증가한 313억원을, 유가증권관련수익은 134.2% 증가한 89억원을 나타냈다. 이들 이익은 건전성 제고를 위해 2556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현한 219억원의 매매익이 견인했다. 지난해 대출채권 매각액은 전년(1489억원)보다 늘었지만 110억원의 매매손을 냈던 전년 상황보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대출채권 매각은 부동산 관련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자산은 6490억원으로 전년보다 21.6% 줄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금융당국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성 재평가가 이뤄지며 2022년 1.7% 수준이던 부동산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작년 1분기 10.03%까지 급등했다. 이에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적극적인 자산 상매각을 진행하면서 연말까지 연체율을 8.94%로 낮춘 상태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4.5% 감소한 1752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자산 정리에 따라 건전성 지표의 상승세가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도 경감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말 애큐온저축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5.36%, 6.78%로 전년보다 각각 0.27%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2023년의 경우 연간 연체율과 NPL비율이 전년대비 각각 2.23%포인트, 3.15%포인트씩 급등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여신 포트폴리오를 가계대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업대출 자산은 2022년 3조4135억원에서 2023년 2조6310억원, 지난해 1조8550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가계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1조5183억원, 1조6247억원, 2조270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가계대출의 여신비중은 전년보다 9.58%포인트 증가한 45.59%를 나타냈다.
이에 올해 경영전략도 리테일부문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관리에 방점이 찍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월 리테일운영팀을 개인금융과 종합금융으로 분리하고 개인신용·담보대출 영업을 총괄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기업금융보다는 우량 개인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 직속 리스크관리팀 내 심사인력도 보강했다. 대출자산의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긴 만큼 고도화된 신용평가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겠다는 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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