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스스로 만족하는 순간 노력은 이어지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은 국내 스타트업이 나아갈 최종 단계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코스닥 펀드 운용에 공백이 생겼다면 그 자리를 벤처캐피탈(VC)들이 메울 수 있다"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퀀텀벤처스코리아 사옥에서 만난 김학균 한국VC협회(VC협회)장의 말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VC협회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발표하며 코스닥 시장 활성화, K-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대기업들은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 우려 등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데 상대적으로 제약을 지닌다"면서 "기술 패권전쟁의 시대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코스닥 상장사의 세계화를 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균 회장은 "좋은 기업들을 많이 양성하려면 VC들이 투자한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보다 많이 상장해야 한다"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해 양질의 기업들을 선별하고 실력이 검증된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겨룰 수 있도록 코스닥 시장이 발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VC들이 코스닥 시장에서도 투자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혁신기업이 해외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선 운영자금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는데 통상 존속기간이 8년인 벤처펀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면서 "과거에는 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 펀드를 운용했으나 현재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 기업들 중 60%가량이 VC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면서 "현 시점에서 VC들은 초기기업이 상장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도약하게끔 지원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VC들이 코스닥 펀드까지 도맡는 일을 목표로 삼은 그는 우수 역량을 갖춘 위탁운용사(GP)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김학균 회장은 획일적인 업계의 규제 개선, VC들의 원활한 산업 진출입 방안 모색 등을 제안했다. 추후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관련 사항들을 협의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LP들은 GP가 핵심운용인력을 교체할 시 관리보수 삭감 등을 요구하는데 일부 심사역들은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GP는 창의적인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보단 관련 규제를 피하기 급급해 심사역들이 원하는 대로 구식의 딜(deal)을 되풀이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용인력 교체로 펀드 실적이 안 좋으면 향후 펀드 결성이 어려워진다"면서 "관리보수 삭감 등은 이중 패널티(penalty)를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신생 VC들은 루키리그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업계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도 "이후 이들은 시장상황이 어려워지면 펀드의 운용 중단을 원하지만 존속기간 동안 어쩔 수 없이 업계에 묶여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공고를 통해 타 운용사에 매각하고 싶은 투자조합들을 접수 받고 준수한 운용능력을 갖춘 GP들이 이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협회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회사 이름만 유지하는 GP들뿐 아니라 운용자산(AUM)을 늘리고 싶은 GP들에게도 솔깃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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