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신파이낸셜그룹이 리츠 2종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 본사 사옥을 담은 대신밸류리츠(대신밸류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일본 오피스 및 레지던스 등에 투자하는 대신글로벌리츠(대신글로벌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2종을 올해 6월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두 리츠는 신규상장을 위해 사모 및 공모로 총 63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리츠시장을 강타한 '유증쇼크' 후폭풍이 여전한데, 6000억원을 웃도는 신주가 추가로 상장하는 데 따라 시장 충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는 3월 프리IPO, 6월 공모모집 등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신밸류리츠의 모집 예정금액은 3362억원으로 3월 1차모집 2535억원, 6월 2차모집 1009억원이다. 3월에는 보통주 사모모집을 통해 1684억원을 조달하고 669억원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6월에는 상장과 함께 보통주 2018만4800주를 주당 5000원에 공모해 총 1009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3월 발행한 전환사채는 2차 공모 모집시 주식으로 전환된다.
대신글로벌리츠 역시 대신밸류리츠와 비슷하게 3월 1차모집에 이어 6월 2차모집에 나서는 일정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1차는 사모로 1757억원을, 2차는 공모로 1172억원을 모을 예정이다.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가 3월에 조달하는 사모 모집금액 및 6월 공모 금액을 모두 더하면 두 리츠의 신규상장 규모는 629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24종으로 시가총액은 8조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신글로벌리츠 역시 대신밸류리츠 상장만으로 리츠 시총의 8%에 육박하는 수준의 신규 공급이 예정된 셈이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의 리츠 2종 외에 신세계그룹과 태광그룹 역시 그룹 자산을 리츠에 담아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규 상장에 따른 추가 공급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상장리츠들의 연이은 유상증자 이후 시장에 가해졌던 충격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은 그대로인데 신규 공급이 생기면서 작년 유증 이후 리츠 주가가 빠진 것"이라며 "신규 IPO 리츠가 있으면 투자자들은 또 신규 리츠 투자를 위해 기존 리츠를 팔게 되고 이는 공급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상장리츠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었다. 지난해 3월말 기준 국내 상장 리츠 시가총액은 7조9000억원 수준이었는데, 하반기에 대규모 유상증자가 있었음에도 리츠 시가총액은 여전히 8조원 수준에 머물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리츠 투자수요는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유상증자로 대규모 신규공급이 일어났고, 과잉 공급에 따라 리츠 주가가 곤두박칠 친 탓이다. 실제로 시총 상위 리츠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만 14% 하락했다. 4분기 첫 거래일인 10월2일 840.65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12월30일 720.42에 장을 마감했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의 리츠 2종이 3월과 6월 2차례에 걸쳐 신주 모집에 나서는 데다, 신규 리츠들의 상장 시점이 하반기로 예상되는 점은 공급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4개월여 만에 1조원 가량의 유상증자가 몰리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지만, 올해 신규상장을 노리는 리츠들의 경우 상장일정이 어느정도 분산된 만큼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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