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빗썸과 업비트가 양분해 온 구조다.
한때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던 빗썸은 후발주자인 업비트에 밀리며 최근까지 점유율 20~30%를 오가며 2위에 머물렀다. 반면 업비트는 70~80%의 점유율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지난 1년 반 동안의 빗썸의 진격으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빗썸이 4대 지주 은행 가운데 하나인 국민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향후 시장 흐름의 변화가 예고된 것이다.
◆ 세계적인 거래소였던 빗썸
25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014년 출범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초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로 성장했다.
2017년부터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글로벌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사용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2017년 11월 빗썸의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은 4조원을 이상을 기록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하루 거래 금액이 6조원에 달하며 세계 최대 거래소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빗썸의 가입자는 약 200만명을 돌파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100만명 이상이었다. 경쟁사 업비트와 코빗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 잠시 주춤하는 사이
영원할 듯했던 빗썸의 질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17년 창립자 이정훈 전 의장의 고객 개인정보 약 3만1506건을 유출한 사건을 비롯해 2018년 약 35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유출되는 해킹 사건으로 고객들이 이탈이 시작됐다.
2019년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의 시행과 가상자산 시장의 불황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왔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 시기 케이뱅크와 손잡은 업비트에 점유율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이후 이러한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2023년까지 4년간 만년 2위 신세였다.
한때 업비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기도 했다. 반면 빗썸은 국내 시장 점유율 10%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빗썸은 복잡한 지배 구조 문제로 구설에 오르고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잦은 대표이사 교체 등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다.
◆ 전환점 역할 창립 10주년
창립 10주년을 맞은 2023년 말, 빗썸은 잃어버린 영광을 찾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가상자산 265종의 거래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시작으로 랜덤 가상자산 지급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1위 재탈환의 기치를 올린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이 대부분인 빗썸이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는 점에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일부에서는 빗썸을 매각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한 사모펀드운용사(PEF)가 1조원을 투자해 빗썸은 인수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빗썸은 2024년 어려운 시장여건에서도 꾸준하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미지 쇄신을 위한 100억원을 공익재단 출자, 3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적인 활동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주 고객층인 2030을 겨냥해 e스포츠를 후원하고 프로배구 V리그, 프로축구 K리그 이벤트전 스폰서로 참여하는 등 꾸준한 마케팅을 펼쳤다.
빗썸은 지난해 1월 창립 10주년을 전후해 투명성 강화를 핵심으로 '오픈 경영'을 선언하고 ▲주식시장 상장(IPO) ▲지배구조 개선 ▲신규 거래지원 절차 투명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빗썸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3월 10%대의 점유율이 30%대까지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 12월27일 시장 점유율 1위(50.3%)를 반짝 회복하는 등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빗썸은 최근 국내 4대 지주 은행 가운데 하나인 KB국민은행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최대 개인 고객을 가지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제휴로 향후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했다. 이런 기세라면 얼마든지 시장 1위 재탈환도 가능할 분위기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앞으로도 보안과 안전, 투명한 거래를 중시하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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