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보험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순이익이 늘었고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이익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CSM(보험계약마진)도 대형 손해보험사 5곳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취임한 구본욱 사장이 당초 내걸었던 '회사가치 성장률 1위 달성' 목표에도 부합하는 결과다. 다만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는 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개별 기준) 순이익은 758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5%(500억원) 증가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주력하면서 보험손익을 같은 기간 10% 넘게 늘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미래 실적의 기반이 되는 CSM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조3050억원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해 9.2% 증가했다.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계약 CSM의 안정적 확보가 CSM 순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KB손보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조3400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했다. 순이익 순위에서 밀리는 메리츠화재(1조600억원)보다도 수치가 높다. 신계약 건수는 207만 건에서 254만 건으로 늘었다.
신계약 CSM의 증가는 구 사장이 1년 전 제시했던 '회사가치 성장률 1위 달성' 목표와도 직접 관련이 있다. 구 사장이 말하는 회사가치는 크게 미래가치지표, 경영효율지표, 고객가치지표 등으로 구성되는데 신계약 CSM은 미래가치지표에 해당한다.
CSM은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으로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이전 IFRS4에서는 수입보험료가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IFRS17에서는 CSM이 이익의 핵심 요인이다.
이전에는 보험계약이 체결되면 만기까지의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했지만 IFRS17에서는 계약시점에서 미래의 이익이 예상되는 부분, 즉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이 계약기간의 경과에 따라 감소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계약 CSM을 꾸준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지만 CSM 총액도 증가하고 이익 규모도 키울 수 있다.
KB손보는 1년 사이 손해율도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추정 손해율은 80.1%로 전년동기(82.2%)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원수보험료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보험 손해율이 82.5%에서 80.3%(추정)로 개선됐다.
다만 보험계약 유지율은 떨어졌다. 손해율과 유지율은 구 사장이 예로 들었던 경영효율지표 두 가지인데 엇갈린 성과를 낸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B손보의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7.8%로 전년동기대비 1.05%포인트 떨어졌다. 25회차 계약유지율도 73.98%에서 71.57%로 낮아졌다.
구 사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손해보험은 비은행 강화 전략의 선봉장으로 KB금융그룹 안에서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당장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순이익 기여도가 높았다.
구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회사가치 성장률 1위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 구 사장은 "KB손해보험만의 색깔을 입힌 명작을 완성하려면 '회사 가치 성장률 1위 달성'과 '조직문화 변화 관리의 완벽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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