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어제 합동설명회에서 들은대로 현대건설과 달리 삼성물산은 지질공사를 하게 된다면 공사비가 급증하는 게 맞나요?" (50대 여성 조합원 A씨)
"우리나라 땅에서 지질공사하는 사례는 거의 없을 뿐더러 조합원과의 협의를 거쳐서 공사비 책정을 다시 합니다. 지질공사로 인해 공사비 급증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삼성물산 관계자)
2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마련된 삼성물산 건설부문 홍보관. 의자에 앉아 삼성물산의 홍보 영상을 듣고 난 뒤 조합원 20여명의 질문이 쏟아졌다. 전날 열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합동설명회에서부터 달궈진 열기가 그대로 이어진 듯한 모습이다.
이날부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정식 홍보관을 개관했다. 두 건설사는 내년 1월18일까지 홍보관을 운영하며, 타임 별로 조합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조합원들의 질문에 직접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홍보관은 두 건설사가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첫 공식자리인 셈이지만, 조합원들은 일찌감치 팜플릿, 합동설명회 등을 통해 사업조건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이에 조합원들은 홍보관에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은 전날 합동설명회에서 나온 내용들로, 경쟁사에서 제기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
삼성물산은 전날 합동설명회와 같이 '100% 조합원 한강 조망을 위한 특화 설계'를 강조했다. 현장에 있던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체 2360가구의 70%인 총 1652가구 모두 한강 조망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며 "아파트 시세 차이가 큰 영향을 주는 한강 조망권 확대에 나선 결과 한강 조망권 가구가 현대보다 2배 가까이 많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도 '한강 조망권'이었다. 홍보 영상 관람을 마친 뒤 삼성물산이 설계한 조감도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에서도 조합원들의 관심사는 단연 한강 조망권 확보 여부였다. 일부 조합원은 "이 부분은 언덕이 앞에 있어서 한강이 안보이는 것이 아니냐"며 조감도 인근에서 자리를 옮겨 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강 조망권"이였다며 "그 외 사업조건은 조합원들이 이미 다 파악하고 있는 만큼 홍보관은 설명을 하는 곳이라기 보다 진실을 검증하는 장소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100m 떨어진 현대건설 홍보관에서는 산타 할아버지 분장을 한 관계자가 조합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만큼 현대건설이 준비한 이벤트의 일환이었다.
현대건설 홍보관에 입장하자마자 360도 설계 조감도가 마련돼 있었다. 조합원들은 조감도에 따라 걸어가면서 아파트 단지의 모형을 구경했다.
이어 내부로 더 들어가면 실제 아파트를 구현한 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마치 견본주택(모델하우스)처럼 주방과 거실, 발코니와 2.7m의 높은 천장이 구현돼 있었다.
현대건설의 경우 전날 합동설명회에서와 같이 경쟁력 있는 사업비를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는 평당 881만원, 삼성은 938만원"이라며 "저희는 공사비 변동이 없는 확정 조건이지만 삼성은 변동 조건"이라고 피력했다. 한남 4구역은 언덕에 위치한 만큼 지질 여건 변동 시 삼성의 사업조건에서는 막대한 추가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홍보관 위치는 떨어져 있었지만 두 회사 간 날선 비방전은 전날 합동설명회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삼성물산 측은 현대건설이 주장한 스카이브릿지가 사실상 현실화 불가능한 법 위반 설계라며 헐뜯었고,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의 설계대로라면 100% 한강 조망권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일부 조합원들에게서는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아리송해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홍보관에서 만난 민병진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현재까지 조합원들의 선호도는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가늠이 어렵다"며 "오히려 선호도 차이가 크게 나면 선정도 쉽고 추후에도 별 말이 없을 텐데 지금 이정도의 선호 비중이 계속된다면 최종 시공사가 선정되더라도 절반의 조합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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