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한남4구역 시공권을 두고 맞붙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대표이사 지원사격까지 등에 업고 총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남4구역을 통해 삼성물산은 한남뉴타운 입성을, 현대건설은 한남뉴타운 일대 대장단지 조성을 노리는 만큼 총회를 앞두고 막판 총력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은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교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합동홍보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4년 12월 1차와 올해 1월4일 있었던 2차 설명회에 이은 3차 설명회다.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이 주최하는 합동설명회는 총 4차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마지막 4차 설명회는 시공사 선정 투표가 진행되는 1월18일 총회 당일 열린다. 4차 설명회 이후 조합 투표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사실상 3차 설명회가 조합원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앞서 4일 개최된 2차 설명회에 현대건설 이한우 부사장이 직접 설명회 현장을 찾아 조합원과 얼굴을 마주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에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도 3차 설명회에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삼성물산 측은 오 사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 미정"이라며 다만 "오세철 사장은 이미 지난해 11월 한남4구역을 직접 방문해 핵심 포인트를 직접 챙기고,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하는 경우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딸 수 있다. 수장인 대표이사가 손수 챙기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 규모 건물 51개동을 지어 2331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1조5723억원에 이르는 조 단위 대형 프로젝트다. 한남4구역 조합원이 1160여명 수준에 그치는 덕분에 공공임대를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약 820가구에 이른다. 800가구 이상의 일반분양 물량이 확보돼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의 경우 한남4구역 수주전이 한남뉴타운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해당한다. 현대건설은 3구역에 이어 4구역 시공권까지 따내면 한남뉴타운 일대를 대표하는 초대형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나란히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자존심을 걸고 대표이사까지 동원해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는 이유다.
한남뉴타운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다. 남쪽에 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 중심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등에 업고 뉴타운사업 가운데 가장 알짜 사업으로 평가된다.
한남뉴타운은 1구역~5구역으로 나뉘는데, 1구역은 2018년 구역해제로 개발계획이 무산돼 존치될 예정이다. 2구역은 대우건설, 3구역은 현대건설이 각각 시공사 지위를 확보해뒀다. 5구역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 홀로 참여한 탓에 유찰된 상태로, DL이앤씨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한남뉴타운 가운데 시공사 자리가 비어있는 곳은 4구역 뿐이다. 아직 한남뉴타운에 사업장이 없는 삼성물산으로서는 한남4구역 수주를 통해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아야 한다.
현대건설은 이미 한남3구역 시공사자리를 꿰찼다. 한남3구역 수주전은 2019년 10월 입찰마감 결과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 등 3파전으로 진행됐었다. 이후 8개월에 이르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2020년 6월 결선투표까에서 현대건설이 승기를 잡았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 197개 동 규모로 공동주택 6190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하이엔드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해 디에이치 한남으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 제안한 단지명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한남3구역에 이에 한남4구역도 현대건설이 시공하게 되면 한남뉴타운 일대에 8500여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디에이치' 브랜드타운이 조성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수준이 과거와 달리 사업 조건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정도에 이른 만큼 대표이사의 등장이 승패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대표이사의 현장 참석이 건설사의 수주 의지를 피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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