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하이엔드 생활형숙박시설 '앙사나 레지던스'가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기존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한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기존 상품을 유지해 잔여물량 분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생활형숙박시설을 유지할 경우 미분양 물량을 소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생활형숙박시설은 주거가 불가능해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 분양 2년 이상 경과, 공정률 40%…상품 유지 가닥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기존에 분양한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한 용도변경을 허용했지만, 여의도 앙사나 레지던스는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생활형숙박시설을 유지하기로 했다.
앙사나 레지던스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3-4번지 옛 NH투자증권 사옥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하이엔드 생활형숙박시설이다. 연면적 5만689㎡, 지하 6층~지상 57층 전용면적 40~103㎡ 총 348실 규모다.
시행사는 마스턴제51호여의도PFV,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지난 2022년 6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은 40% 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예정일은 오는 2026년 9월이다.
현재 생활형숙박시설 분양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2021년 정부가 생활형숙박시설의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주거시설로의 이용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수요는 주거 목적이 강하다.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주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생활형숙박시설은 '주거시설'이 아닌 '숙박시설'로 분류된다. 이에 숙박업 등록을 해야만 하는 상태로 생활형숙박시설을 주거시설로 이용하기 위해선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해야 한다. 정부는 오피스텔로 전환하지 않고 주거용으로 이용하는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행강제금은 건물 시가표준액의 10%다.
향후 수익성을 고려하면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시행사측은 기존 상품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앙사나 레지던스의 경우 분양한 지 2년 이상 지나 분양률도 50%를 웃돌고 있다.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선 기존 계약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와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건 늦은 감이 있다"며 "수분양자들의 동의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장기 투숙 가능 '장점'…문제는 분양률
앙사나 레지던스가 여의도에 공급하는 생활형숙박시설인 점을 고려하면 준공 후 숙박 수요 확보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여의도 인근 장기투숙이 가능한 레지던스 시설이 많지 않아 수요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에 금융사가 모여있다 보니까 해외 투자자 등과 같은 장기 출장자가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있다"며 "레지던스가 기본적으로 장기투숙을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여의도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준공 후 수요는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률이다. 시공사와 대주단의 경우 앙사나 레지던스의 운용수익이 아닌 분양수익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분양률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상환과 공사비 정산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앙사나 레지던스 분양 호실 가운데 207실이 계약금 납부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지가 348실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률은 59.5% 수준이다.
마스턴제51호여의도PFV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지난 2021년 10월 다수의 대주단과 총 37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주단 구성은 ▲선순위 2950억원 ▲중순위 500억원 ▲후순위 250억원 등이다. 시공사와 체결한 공사도급계약(2529억원)을 고려하면 약 6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 시행사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향후 분양률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기숙박 니즈를 고려하면 향후 운영수익을 기대할 순 있겠지만, 현재 금리 등을 고려 시 수분양자가 거둘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수익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국 수익이 나야 한다"며 "운용비, 금융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수분양자에게 지급되는 수익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양 수요 유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앙사나 레지던스는 분양 초기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생활형숙박시설 특성 때문에 시행사측이 미분양 물량 소진을 위한 마케팅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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