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올해 부진한 성적을 이어오고 있는 하이브의 내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하이브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해온 BTS가 완전체 복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민희진 어도어 이사와의 분쟁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주가도 오름세로 접어들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BTS에 힘입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올해 들어선 '주춤'
최근 6년 간 하이브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순식간에 엔터 공룡으로 도약했다. 실제 지난 2018년 3014억원이던 매출(연결기준)은 이듬해 587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더니 ▲2020년 7963억원 ▲2021년 1조2559억원 ▲2022년 1조7762억원 ▲2023년 2조178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평균 매출 증가율은 50.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8년 799억원 ▲2019년 977억원 ▲2020년 1455억원 ▲2021년 1903억원 ▲2022년 2369억원 ▲2023년 2956억원으로 매년 평균 17.2%씩 증가했다. 특히 대면 공연 등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도 BTS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음원·음반 매출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하이브는 올해 들어서 실적이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하이브의 누적 매출은 1조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조316억원)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51.2%(1339억원→653억원), 84.9%(1404억원→212억원)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면 하이브는 지난 2020년 상장 이후 첫 역성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매출 감소분에 비해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의 감소 폭이 큰 배경에는 '하이브2.0'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 크리에이터 팬덤 플랫폼 '디어스' 등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및 운영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하이브의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용은 9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8978억원) 400억원 가량 늘어났다.
◆BTS 복귀에 긍정적 전망 우세, CB 발행도 순항
올해 하이브의 실적과는 별개로 업계에서는 내년 이 회사의 실적이 예년 수준의 성장 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6월을 기점으로 BTS 멤버들이 전역하면서 '완전체 활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체로 복귀한 BTS가 월드투어 등 그룹활동을 본격화할 경우 하이브의 성장성도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BTS의 소속 레이블인 빅히트 뮤직의 매출액은 5523억원으로 하이브 전체 매출액(2조1781억원)의 25.4%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멤버들의 군 입대로 BTS의 활동이 뜸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802억원) 41.2% 감소했다. BTS 복귀로 빅히트 뮤직의 실적이 정상화할 경우 자연스레 하이브 실적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의 실적이 반등할 경우 이 회사의 주가도 다시 오름세로 접어들지도 관심사다.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민 이사와의 '경영권 탈취 논란'으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8일 종가 기준 하이브의 주가는 주당 19만540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 2021년(36만4500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키움증권, 흥국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하이브의 내년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이남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6월을 기점으로 BTS 멤버들이 전역을 완료하면 적극적으로 그룹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과거 BTS의 공연에 60만명 이상이 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컴백 후 펼쳐질 월드투어에서는 과거보다 모객 규모가 확대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BTS의 활동과 함께 하이브의 실적과 주가도 오름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하이브가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점도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전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하이브는 제4회차 사모 CB 4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21만8000원이다. 만기 이자율과 표면 이자율은 모두 0%인 일명 '빵빵채권'이다.
해당 CB는 미래에셋증권이 3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100억원을 인수한 뒤 제3자에게 재매각(셀다운)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브 CB를 인수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1330억원어치를 재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CB 투자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투자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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