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기존 입장을 바꾸어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각각 75만원, 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내달 4일 공개매수 마감일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우려되는 건 매수가 인상으로 이전보다 대금결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MBK파트너스가 차입을 통해 2조원을 마련키로 한 만큼 덩달아 금융비용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이자부담이 높아져 배당을 확대하면 자칫 투자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상향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기존 매수가를 웃돈 70만원 언저리를 맴돌자 기관투자자의 공개매수를 독려하기 위한 특단의 조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기존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자기자금 5026억원과 차입금 1조7619억원을, 영풍은 자기자금 75억원을 출연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매수가 상향으로 MBK파트너스는 영풍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영풍은 25일 NH투자증권으로부터 3000억원을 대출 받아 이중 2713억원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대여했다. 만기는 9개월로 최소고정금리는 5.7%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4906억원을 대출한 가운데 추가 자금지원을 받은 셈이다. 이로써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대금결제를 위한 차입금 1조7619억원에 대한 이자율 5.7%로 단순계산하면 이자비용만 753억원에 달한다. 종전 640억원에서 17.7% 증가한 수준이다.
MBK파트너스가 부담할 금융비용은 이뿐만 아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계열사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고 이 과정에서 신규 차입이 발생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자금 조성을 위해 NH투자증권 차입 규모를 종전 1032억원에서 1087억원으로 늘렸다. 또 영풍으로부터 287억원을 빌렸다. 차입금은 총 1374억원이며, 이자비용은 59억원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총 1조8994억원의 빚을 졌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81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막대한 규모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수백억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자칫 무리한 배당 및 신사업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후 배당성향을 확대할 의사를 드러냈다. MBK파트너스 측은 지난 18일 공개매수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의 배당액을 주당 2만5000원대까지 확대하도록 이사회와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이익잉여금은 7조4829억원에 이른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설비투자나 주주배당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고려아연이 지난해 말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등 3대 미래 신성장 동력에 10년간 11조9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무리한 고배당 정책은 기업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만약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 계획대로 주당 2만5000원으로 배당하면 현금 5138억원(올 6월말 유통주식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최소 7%, 최대 14.6% 인수를 목표로 세웠고, 이대로 14.6%를 확보한다면 배당으로만 750억원을 챙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차입금이 확대됐으니 이자비용을 해결하려고 배당성향을 더 늘릴 수도 있다"며 "무리한 고배당 정책을 펼칠 경우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MBK파트너스 측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 목표를 2만5000원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3대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 측은 "아직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신사업 투자금 조달 계획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방향성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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