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자체 결제망 구축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독자가맹점과 독자회원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가 BC카드와 결별한 이유는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다. 박 사장 체제에서 우리카드가 자체 결제망을 갖춘 카드사로 새로 출발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아직 독자가맹점과 독자 회원 수 확보와 관련해 만족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올해 안으로 독자가맹점 수 210만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8월 기준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수는 190만점으로 목표를 이루려면 4개월 동안 30만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최근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수 증가 속도를 볼 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독자가맹점 수는 올해 6월 말 이후에만 20만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말 사이에는 대략 분기에 7만점씩 증가했다.
문제는 독자회원 수 확대다. 가뜩이나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독자가맹점 확보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탓에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우리카드는 BC카드를 포함한 7곳 전업 카드사와 비교해 신규 회원 수가 더디게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월별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우리카드가 계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바뀐 점은 긍정적이다. 우리카드의 월별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1월 8만2000명에서 2월 5만1000명, 3월 4만6000명, 4월 4만4000명, 5월 4만2000명, 6월 4만명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7월 6만명으로 반등했다.
우리카드는 8월 낸 보도자료에서 독자회원 25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말까지 독자카드 400만좌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독자가맹점과 독자회원 수가 충분히 확보돼야 자체 결제망 구축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할 수 있다. 박 사장에게 '영업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만큼 4개월 동안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박 사장이 취임할 때부터 자체 결제망 구축과 가시적 성과 창출은 핵심 과제로 여겨졌다.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뒤로도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던 우리카드에 자체 결제망 구축은 숙원사업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자체 결제망 구축 작업은 김정기 전 사장 때 시작됐으나 마무리는 박 사장 때 이뤄졌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2월 기존 BC카드 결제망에서 독립했고 지난해 7월 첫 독자카드 '카드의정석' 3종을 선보이면서 새로 출발했다.
당초 우리카드는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인 데이터 사업 역량을 닦을 수 있다고 판단, 자체 결제망 구축을 결정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적 성장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셈이다.
우리카드는 이전에 BC카드의 결제망을 사용할 때와 달리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면서 세부적이고 정교한 데이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가맹점 데이터는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우거나 맞춤형 상품 개발 등에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신용판매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가맹점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서 기회를 찾는 일도 한층 수월해졌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지급결제시장 변화 등으로 본업 의존도를 서둘러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우리카드에 오기 전 우리은행에서 영업·디지털그룹장 등을 지낸 영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에서 디지털금융그룹 상무 등을 역임하며 카카오페이와 대출서비스 제휴 등을 이끌었던 경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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