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GC E&C(옛 SGC이테크건설)가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 수주 순위 5위를 기록했다. SGC E&C가 대형 건설사와 맞먹는 정도로 실적을 내면서 중견건설사로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GC E&C가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 해외 법인을 중점으로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간 덕분이다. SGC E&C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3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SGC E&C는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상위 5위를 차지했다. SGC E&C는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수주액을 기록했다. 국내 건설사의 전체 해외 수주액 5.4% 비중을 차지했다.
SGC E&C가 해외 수주실적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1~4위는 모두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중공업 등으로 모두 기술 및 시설을 풍부하게 갖춘 대형 건설사다.
SGC E&C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우디 SEPC Ethylene Cracker Expansion 프로젝트(6900억원)▲말레이시아 OCIKUMHO ME1 프로젝트(1280억원) ▲말레이시아 OCIM MP7 프로젝트(870억원) ▲사우디 APOC IPA (2600억원) 프로젝트를 따냈다.
최근 SGC E&C는 기존 계약했던 말레이시아의 프로젝트에서 1273억원 규모의 화공 설비 공사를 추가로 수주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2600억 규모 석유화학 설비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SGC E&C의 수주 경쟁력 제고 배경은 특정 국가를 중점으로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중점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한 데에 있다. 해외 프로젝트 수주는 본사 해외 영업팀이 맡고 있지만, 해외 법인은 현지 프로젝트 수행을 담당한다. SGC E&C가 올해 상반기 수주를 따낸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다. 두 국가 모두 SGC E&C가 별도의 해외 법인을 세운 곳이다.
SGC E&C는 총 4곳의 해외 법인을 가지고 있다. eTEC Malaysia(말레이시아) eTEC Shanghai(상하이), eTEC ARABIA LTD(사우디아라비아), SGC Arabia Co. Ltd(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SGC E&C는 국가별로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 위해 해외법인 설립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SGC E&C는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을 추가로 한 곳 더 설립했다. 기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분 80%을 가진 eTEC ARABIA LTD을 갖고 있었다. 설립 시기인 2007년에는 현지 파트너가 있어야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SGC E&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시장이 확대되고 16년간 법인 운영으로 현지 노하우를 다수 확보한 만큼 100% 자회사 SGC Arabia Co. Ltd를 추가 설립했다.
아울러 SGC E&C는 해외 수주 확대 비결로 글로벌 수준의 엔지니이링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해외 플랜트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실제로 에틸렌·프로필렌, 아이소프로필, 알코올, 화공 등의 설비 공사를 추진 중이다.
SGC E&C의 해외 플랜트 확대로 매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해외 플랜트 매출액은 2022년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 사업 난항을 겪으면서 전년(30억원)에 비해 6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부터 해외 플랜트 수주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매출액이 14억원으로 증가했던 것에 이어 올해에는 1분기에서만 4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 해외 플랜트 매출은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SGC E&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기존에 수주한 해외 플랜트사업의 공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SGC E&C의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 잔고는 2조3400억원에 최근 수주한 해외 플랜트를 합치면 2조7000억원이 넘는다. 올해 하반기 해외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하면 상반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SGC E&C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EPC(설계‧조달‧시공)의 전문성과 인적 자원을 앞세운 해외 수주 활동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해외 수주 실적을 쌓으며 회사의 질적·양적 성장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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