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유나이티드제약이 개량신약 '가스티인CR(모사프리드 서방정)'과 '라베프라졸' 복합제의 임상시험 재도전에 나섰다. 이는 4년 전 3상 임상시험에 실패한 후 두 번째 도전이다. 다만 위식도역류질환 분야에서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가 차세대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어 시장에선 유나이티드제약이 기존 PPI제제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UI028'의 3상 시험계획 변경신청 승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앞서 2019년 4월 첫 승인을 받았던 3상 임상시험이다.
앞서 실시했던 첫 번째 3상의 실패 이유는 '환자 수'다. 첫 3상에서 계획했던 모집 환자 수는 432명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모집된 환자 수는 30명에 그쳤다. 이에 임상을 조기 종료하게 됐고 결국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임상 디자인이 까다로웠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환자를 모집할 때 4주 이내 시행한 위내시경 결과로 위장 구조적 문제가 없었던 경우로 한정했다. 그러나 연구 대상자들은 1년 이내 추가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점에 거부감을 보였다.
또 소화불량 증상 점수(NDI-K) 44점 이상을 첫 등록 기준으로 하고 2주간 도입기 후 44점 이상을 재확인하는 방식이었다는 점, 4주 이내 시행한 위내시경 결과로 위장 구조적 문제가 없었던 경우로 임상 방식을 한정한 점 등이 어려움으로 꼽힌다.
이에 유나이티드제약은 임상 프로토콜을 수정했다. 당초 432명이었던 모집 환자수를 158명으로 변경했다. 또 두 번째 3상은 시험군과 대조군 2개군으로 변경했고 환자선정기준도 바꿨다. 예상 임상 종료시점은 2025년 12월이다.

다만 눈길이 가는 부분은 유나이티드제약이 임상에 재도전하는 UI028은 위장관운동 촉진제인 '가스티인CR(모사프리드 서방정)'과 PPI 제제 '라베프라졸'을 합친 복합제라는 점이다.
회사는 "소화불량증은 다양한 병태생리를 보이는 질병의 특성 때문에 단일치료요법에 대한 치료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며 "가스티인CR정과 라베프라졸 복합제에는 제형 서방화 및 복합제 기술이 함께 적용돼 국내 소화불량증 치료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다수의 제약사들이 PPI제제보다 P-CAB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대웅제약 '펙스클루'가 대표적이다. 해당 기업들은 P-CAB과 PPI 제제를 비교 연구해 P-CAB이 PPI보다 우수성을 보였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유나이티드제약이 차세대 신약으로 꼽히는 P-CAB이 아닌 PPI제제로 임상 재도전에 나선다는 점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PPI보다 P-CAB제제를 활용한 위식도역류질환 약을 개발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유나이티드제약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성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제약 관계자는 "PPI는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돼 왔다"며 "이에 현재 시장이 큰 데다 회사의 PPI 제품들의 매출도 잘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복합제가 기존 PPI 단일제보다 개선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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