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대성창업투자가 작년 말 시프트업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을 이미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시프트업의 기업가치가 오르자 리스크 헷지(hedge) 차원에서 분할 매도를 진행한 것이다. 시프트업이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잔여 지분은 IPO 이후 처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2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대성창투는 시프트업의 지분 일부를 텐센트 등 해외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당시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는 2조원 수준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작년 말 이후 추가적인 지분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프트업은 2013년 12월 설립한 국내 게임 개발사다. '창세기전', '블레이드&소울' 등의 일러스트로 유명한 김형태 대표가 창업했다. 2016년 첫 작품인 '데스티니차일드'를 출시하며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2년 11월 신작 '승리의여신:니케(니케)'를 출시해 대성공을 거두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니케의 성공으로 시프트업은 단숨에 턴어라운드를 맞이했다. 실제 이 회사는 니케 출시 이전인 2019년 26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다 니케를 출시한 2022년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1111억원을 기록했다.
대성창투가 처음 시프트업에 투자한 시기는 2018년이다. 당시 IMM인베스트먼트, 위메이드 등과 함께 시프트업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이후 2020년 시리즈C 단계에서도 후속 투자를 단행하며 힘을 실어줬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성창투가 매각한 시프트업 구주는 2018년 초기 투자로 확보한 지분이다. 2018년 당시 시프트업의 기업가치가 2300억원임을 고려했을 때 투자원금 대비 10배 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대성창투가 시프트업 지분을 얼마나 매각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투자 원금을 보전할 정도의 지분만 청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시프트업이 니케로 대성공을 거두며 기업가치가 오르자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일부 지분만 팔아넘긴 셈이다. 10배 가량의 수익률을 올려 원금을 회수한 것을 고려하면 대성창투가 보유한 시프트 지분의 10% 안팎을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프트업은 지난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으로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상장예심 절차가 통상적으로 3~4개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시프트업은 이르면 6~7월 중 코스피 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성창투 역시 IPO 이후 시프트업의 잔여 지분을 청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성창투가 보유한 시프트업 잔여 지분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추후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여기에 시프트업은 오는 26일 신작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 시프트업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를 3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대성창업투자 관계자는 "작년 말 위험 헷지 차원에서 보유한 시프트업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 원금을 회수했다"며 "추후 적절한 시점에 잔여 지분을 청산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IPO 전 적절한 기업가치로 구주를 매각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겠지만 웬만하면 상장 후 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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