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알짜 사업이다보니 상당수의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해당 사업 부문 인수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새주인 찾기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UBS는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과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인수 후보와 NDA를 체결한 이후 입찰제안서를 돌린다는 방침이다. 인수를 희망하는 대상자들은 오는 28일 오후 2시까지 자금 조달 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포함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업체는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LCC 4곳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일찍부터 인수 의사를 밝혀왔으며, 나머지 LCC 3곳도 참여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어프레미아 등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곳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전략적투자자(SI)까지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몸값 5000억~7000억원 외에도 부채 1조원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회사가 보유한 자금만으로는 덩치가 큰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SI와 협력을 하면 향후 SI에게 회사를 직접 매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CC들이 SI를 찾으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단번에 외형을 확장하고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23년 9월말 현재 화물기 11대를 가지고 있으며 국제화물 12개 국가, 25개 도시, 21개 노선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당시 여행객 수요가 대폭 감소하자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운송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의 매출액은 2020년 2조1440억원에서 2021년 3조1493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팬데믹 이후 화물사업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매출액을 기록 중이다. 여행객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한 2022년 화물사업 매출액은 2조99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대다수 LCC들은 화물 전용 항공기가 없는 만큼 인수 성공시 매출 다각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화물 전용 항공기 2기를 보유 중인 제주항공은 화물사업 영역을 대폭 넓힐 수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여전히 연간 매출액 1조원이 넘는 알짜 사업"이라며 "국내 LCC가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CC 입장에서는 화물사업부 인수시 여객, 관광, 화물까지 포트폴리오 삼박자가 균형을 이룰 수 있어 욕심을 낼 만 하다"며 "실제 인수 참여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에서는 화물사업 경험이 있는 제주항공이나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