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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뱅크의 日 진출 포기를 보며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2023.04.03 08:00:22
스몰라이센스 은행 설립으로 과점체제 해소는 '어불성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08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 출처=네이버 라인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일본 최대 메신저앱인 네이버 '라인'이 일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라인뱅크'의 설립을 포기하기로 했다. 한국은 '카카오톡', 일본은 '라인'이라고 말할 정도 일본 내 압도적인 사용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라인이지만, 카카오가 한국서 성공적으로 은행업에 진출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여서 놀라움을 안겼다.


시장 진입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라인과 미즈호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발표한 것이 무려 2018년 11월로,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었다. 당초 2020년을 설립 목표로 잡았지만 시스템 개발 실패 등의 이유로 시기가 계속 뒤로 밀린 탓이다. 후발주자로 진입하기엔 이미 선진입한 인터넷은행들을 따라잡기 녹록치 않을 것이란 내부 평가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본 '라인뱅크'의 설립 무산을 바라보며 새삼 우리나라의 시중은행 과점 해소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에 대한 실효성 의문을 한 번 더 가지게 된다. 


얼마 전 만난 인터넷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노력과 별개로 신규 플레이어의 등장을 썩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이미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상호금융 등 다양한 형태로 은행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 많다.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을 견제하는 속 좁은 마음의 발로는 아니다. 먼저 시작해 본 입장에서 은행업의 한 축을 차지하기까지 녹록치 않았던 과정이 생각나서였다. 자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허덕일 신생 은행이 공고한 은행권의 과점 체제를 부술 여력이 과연 있겠느냐는 안타까움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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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은행들은 과거 우후죽순 생겼던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이기도 하다. 인터넷전문은행도 3자 구도가 명확해진 한국 은행권이 '라인뱅크' 마저 포기하게 만든 일본 은행권보다 경쟁이 수월할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이미 다양한 은행업 스몰라이센스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금융당국은 ▲영구제한적 성격의 스몰라이센스로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관련 인허가 단위를, ▲최종 허가에 대한 시그널로 예비인가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급결제전문은행과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 등 주로 거론된 스몰라이센스 은행에 대해 "지급결제전문은행은 설립에 따른 소비자 편익은 크지 않은 반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건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은 설립 필요성과 수요는 크지만 경기순응성이 매우 높고 신용평가 어려움이 커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생존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오히려 부실화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평가했다. 장점보단 단점이 더 크다.


또, 아무리 스몰라이센스 은행 등으로 진입장벽을 낮추더라도 기본적으로 튼튼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은행 특성상 자본조달의 어려움도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든지, 유상증자를 도와줄 든든한 모회사가 있든지 둘 중 하나는 충족해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때 되면 자금조달 문제에 부딪힌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비상장사다보니 기존 주주의 추가 출자나 신규 재무적투자자의 등장을 바랄 수밖에 없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앞장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서 건전성 우려는 꼬리표처럼 뒤 따르고, 자본적정성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단단히 꿰여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이 은행을 설립하더라도 초기 자본금은 물론, 인력과 시스템 셋팅에 소요되는 비용,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 추후 유상증자 참여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들인 비용을 만회하고 순이익이 발생하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산업자본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라인뱅크 얘기를 잠시 해보자. 일본 진출은 포기했지만 앞서 대만에 진출한 라인뱅크는 대만시장에서도 지난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금리혜택 인하와 디지털 예금 계좌 포화 등의 이유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현지 1위 인터넷은행이지만 누적손실의 굴레를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네이버 라인파이낸셜플러스와 푸본은행, SC은행 등 주요 주주들은 라인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조달에 일조하고 있다. 든든한 모회사를 둔 데다 일본과 대만에서 즐겨 사용하는 메신저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인뱅크가 시사하는 점을 금융당국은 쉽게 넘겨선 안될 일이다. 


정부는 지난 2월22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출범 이후 총 4차례 실무작업반을 개최했다.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 등 보수체계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점검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검토과제를 지속 논의했고, 6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어느새 3월이 지났다. TF가 출범한 지는 한 달하고도 열흘 정도다. 6월 말까지 단 3개월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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