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바이오시밀러 신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복귀를 선언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28일 개최될 주주총회서 서 명예회장의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이사선임 안건 통과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지만, 일부 소액주주 및 단체에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셀트리온그룹은 같은날 각사별 주주총회를 열고 서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난 서 명예회장이 2년 여만에 공식 복귀하는 셈이다.
그는 은퇴 당시 "셀트리온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다시 현직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소식은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글로벌 시장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나아가 서 명예회장은 다수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복귀 후 공격적 M&A를 예고했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 서 명예회장 복귀 발표에 14만원대를 유지해오던 셀트리온 주가는 27일 장마감 기준 15만8600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셀트리온그룹 소액주주 단체는 서 명예회장 이사선임 안건 등에 대해 반대 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단합해도 투표 결과에서는 절대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액주주들이 모든 안건에 반대해 경각심을 울리고, 우리의 심정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원자 60여명과 주주총회를 직접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 내에서도 유독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셀트리온 내부에서 이같은 반대 의견이 제기된 것은 주가 부진 등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현 경영진들에 대한 불만들이 쌓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주총회를 방문해) 지난해 영업실적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성과급을 더 많이 받아간 몰염치한 짓에 대해 비판과 비난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받은 성과급은 8억446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나아가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서 명예회장의 3사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회사는 셀트리온과의 거래 비중이 21년 91.16%, 2020년 70.43%, 2019년 74.81%로 거래관계가 있는 회사의 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해외유통사 매출 및 매출원가를 과대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과징금 60억원 처분을 받았다"며 "서 명예회장은 이 시기에 사내이사 회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가치 훼손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하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 및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한 것"이라면서 "3사 주주총회서 서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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