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SK에코플랜트가 1년 만에 다시 발행하는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5배를 넘기는 '잭팟'을 터뜨리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건설업황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전이라는 평가를 들을만하다. 일반 건설사와 달리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낸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15일 진행한 SK에코플랜트의 제174회 회사채(신용등급 A-)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000억원의 다섯배를 뛰어넘는 50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에 960억원,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990억원, 2년물 300억원 모집에 2130억원의 유효 수요가 쏠렸다.
회사채 흥행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는 모집금액을 2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발행금리는 오는 22일 확정할 예정으로 최대 연 7% 수준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은 환경·에너지기업 전환을 천명하며 관련 사업에 꾸준히 투자했고 결국 매츨 성장으로 이어진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도는 상황에도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조한 점을 감안하면 신사업 확대가 차별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SK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한몫했다. SK에코플랜트가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다소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SK그룹이라는 존재가 이를 불식시켰다는 지적이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환경·에너지부문 매출액은 8337억원으로 전년동기(6079억원) 대비 37.1% 증가했다. 환경부문의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2021년 (121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고 에너지부문 역시 120억원에서 마이너스(-)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양적인 성장에서는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는데 성공했다. 2021년부터 환경·에너지부문 매출액을 인식하면서 2년째 총 1조6986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올렸다.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11월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환경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지 1년 9개월 만에 달성한 실적이다. 2021년 전체 매출액(6조2204억원)의 13.2%를 차지하던 비중도 지난해 3분기 17%로 4.2%포인트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년간 인수한 환경·에너지 기업만 13개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3조3842억원이다. 여기에 해상풍력구조물 제조업체인 삼강엠앤티(2926억원)에 투자한 금액까지 합치면 3조6768억원에 달한다. 주요 인수 회사를 살펴보면 환경시설관리(8215억원), 와이에스택(4026억원), 싱가포르의 TES(1조3699억원) 등이 있다.
볼트온 전략으로 외형이 급성장했지만 반대로 수익성이 급감한 것은 인수한 업체들에 시설 투자를 병행했기 때문이라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환경기업 전환에 걸맞게 인수한 기업의 사업장을 고도화 하는 시설투자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벨류체인 구축을 대부분 완료했고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기업들의 매출을 반영하면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