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석 창소프트아이앤아이(이하 창소프트) 대표는 15일 딜사이트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건설 시장이 호황인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창소프트는 2008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를 세웠다. 몇 차례 시도에 나선 적 있지만 인력난 등의 문제로 일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창소프트는 최근 국내 건축정보모델(BIM)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창소프트는 건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대표 서비스는 2016년 출시한 건축정보모델(BIM) '빌더허브'다. 건축정보모델은 3차원(3D)에 건축 정보를 디지털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빌더허브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건축에 필요한 물량까지 계산 가능하다. 이를테면 3D 상에 내부 마감까지 마친 '조감도'를 구현하는 셈이다.

빌더허브의 장점은 자동화 기능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수천 장에 달하는 설계도를 스스로 분석하고 3D 공간에 건축물을 구현한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것 대비 업무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김 대표는 "그간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을 지으려면 최소 2000장의 설계도면을 수작업으로 대조했다"며 "빌더허브를 활용하면 2개월 넘던 작업시간을 이틀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과정은 계산 정확도 향상에도 기여했다. 빌더허브의 3D 시뮬레이션은 실제 건축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둥을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철근을 3D상 하나하나 조립하는 식이다. 기존 BIM들이 미리 완성된 '틀'을 적용하던 것과 다른 점이다. 이음새까지 고려된 정교한 건축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이유다.

김 대표는 "철근, 콘크리트, 거푸집 등 물량 산출 오차율은 1% 대를 보인다"며 "골조물량 자동 계산을 통해 경쟁제품 대비 10% 이상의 정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빠르고 정교한 작업성과를 인정받아 창소프트는 국내 BIM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디엘이앤씨 ▲한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 등 국내 건설 업계의 30여 곳이 빌더허브를 이용 중이다. 국내 건설업계의 경우 인력 중심의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삼아온 만큼 ICT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창소프트가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는 건 국내 시장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시리즈A 투자라운드를 열어 94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투자에 참여한 곳은 총 4곳이다. ▲삼성벤처스 ▲쿼드벤처스 ▲아주IB투자 등 재무적투자자(FI) 3곳과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우미글로벌 등이다. 당초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는 부동산 개발사인 피데스개발이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아주IB투자가 피데스개발의 보유 지분 전량을 획득하며 창소프트 새로운 우군으로 합류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빌더허브를 통해 쉽고 빠르게 건축비를 계산할 수 있도록 지원, 건축업 분야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할 것"이라며 "건물을 짓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