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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행위' 오너 귀환…흔들리는 지배구조 '공든 탑'
이세정 기자
2026.04.13 07:00:16
① 4년8개월 만에 명예회장 복귀 '멘토역'…밸류업 노력 가리는 거버넌스 리스크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명예회장. (제공=SK네트웍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5년 가까운 공백을 깨고 명예회장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횡령·배임 등 이른바 '해사(害社) 행위'로 사법 단죄를 받은 오너의 귀환을 두고 SK네트웍스의 지배구조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SK네트웍스가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결심한 주주환원 노력이 오너 리스크에 가려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최 명예회장, 2021년 11월 사실상 '용퇴'…특사 사면 후 '멘토' 복귀


8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은 이달 2일자로 SK네트웍스 상근 명예회장에 선임됐다. 미등기 임원인 만큼 공식적으로는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한이 없다. 하지만 경영 멘토로서 SK네트웍스의 중장기 전략 방향성 수립과 사업적 시너지 창출 등과 관련된 자문을 맡게 되는 만큼 실질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952년생으로 올해 만 73세인 최 명예회장은 SK그룹 오너 2세 중 맏형이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2남으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의 부친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기도 하다. 최 명예회장은 친형이자 오너 2세 장손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이 2000년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SK그룹 오너일가의 좌장을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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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명예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으나, 그의 경영 행보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0년 10월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018년 SK네트웍스에서 200억원대 규모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고,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내사를 거쳐 반부패수사1부로 배당됐다. 반부패수사1부는 중요 기업의 부패나 대형 경제 범죄 등을 수사하는 부서다.


최 명예회장은 약 4개월 뒤인 2021년 2월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9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최 명예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규모는 22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불구속 재판을 받던 최 명예회장은 그해 11월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최 명예회장이 SK네트웍스로 돌아올 수 있던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단행된 '광복절 특별사면'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 대상자로 경제인 16명을 발표했는데, 최 명예회장이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최 명예회장은 형 집행 면제 뿐 아니라 복권 대상에도 포함되면서 특경법상 '5년 취업제한'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 거버넌스 악영향·자사주 소각 효과 약화 우려


문제는 최 명예회장의 복귀로 SK네트웍스의 기업 지배구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ESG평가원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지배구조 등급은 2022년 B+로 전년(A)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최 명예회장이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이후지만, 횡령·배임 혐의 등 사법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속적인 거버넌스 강화에 공을 들인 결과 지난해 비교적 우수한 수준인 A등급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ESG평가원의 지배구조 등급 평가가 이사회 구성과 운영, 감시기구 독립성, 주주권리 보호 등 명문화된 지표를 수치화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한 최 명예회장은 의결권이 없어 정량적 평가에서 직접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영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춘 만큼 이사회 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장부상 지배구조 등급은 높게 평가되더라도, 실질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SK네트웍스가 지난달 말 결정한 109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효과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회사는 2023년 처음으로 기 취득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2023년 3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 697억원 상당을 소각했으며, 2024년에는 774억원 규모의 소각을 진행했다.


SK네트웍스 주식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특히 이달 16일 예정된 자사주 소각은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우선주 소각도 동반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기준 유통주식수 대비 자사주 보유 비율이 12.4%(보통주 기준)에 달한다. SK네트웍스의 자사주 소각은 원칙적으로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자사주 소각 대신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재구무조 개선 등 전략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SK네트웍스는 주주환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 명예회장의 복귀가 이러한 주주친화 정책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명예회장은 허위 급여 지급과 계열사로 하여금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차명 환전 후 미신고 해외 반출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오너 리스크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를 상쇄하며 오히려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법적 복권과 별개로 시장 신뢰에 미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본부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하는 부분은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판단으로 존중 받을 필요가 있다"며 "다만 과거의 혐의에 대한 법원의 인정은 기관 투자자를 비롯한 자본시장 관계자로부터 리스크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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