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김원종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장(DN솔루션즈 대표이사)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휴머노이드, 방산 수요 확대가 공작기계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목받는 신산업들이 결국 정밀 가공 수요와 공작기계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작기계가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인력 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1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심토스) 2026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자동차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반도체, 우주항공, 방산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특히 우주항공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공작기계가 단순한 생산 장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현재는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재평가되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들이 첨단 공작기계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고정밀 가공 장비가 우주항공, 방위산업 등 전략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AI 데이터센터와 휴머노이드, 항공우주에서의 공작기계의 역할을 짚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고집적화로 인해 쿨링 시스템용 가공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휴머노이드는 액추에이터, 감속기 등 정밀 가공 부품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항공우주 역시 대형화·경량화 추세로 훨씬 더 복잡하고 장시간의 고정밀 가공이 필요하다"며 "실제 6~7m짜리 부품을 통째로 36~48시간 연속 가공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공작기계가 전통적인 기계산업을 넘어 첨단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미 공작기계 산업은 전통적 기계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첨단 융복합 산업이 됐다"며 "글로벌 공작기계 업계는 각 회사마다 수백~수천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다른 분야 엔지니어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의 공작기계는 더 이상 단순한 절삭 장비가 아니라 피지컬 AI 익스큐션 플랫폼(Physical AI Execution Platform)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AI가 두뇌 역할을 맡고, 공작기계는 몸체로서 가공·측정·보정을 수행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업들이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투자할 때 정부가 초기 파일럿·인큐베이션 성격으로 기술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공작기계 기업 상당수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 있어 인력 확보가 어려운 만큼, 지방 제조업 취업에 대한 인적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도 공작기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제도에 일부 반영해왔다. 우리나라 정부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에 초정밀 가공기술을 포함했고, 국가핵심기술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분야와 함께 다축복합가공 터닝센터와 고정밀 5축 머시닝센터를 지정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여기에 더해 인력 지원 등 추가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외 변수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오히려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무기 소모가 빨라지면서 이를 보충하기 위한 금속 가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 공작기계의 방산 분야 동반 진출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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