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HPSP가 매출 다변화를 위해 파운드리가 아닌 D램용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를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보내 테스트 중이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HPSP 장비는 한 번에 75매 웨이퍼만 처리 가능해, 대량 생산 체제인 D램 공정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져서다. 장비 용량을 확대하려면 주변 부품을 포함한 전체 구조를 새로 설계해야 해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사실상 대량 수주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당초 로직·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에 집중해온 HPSP는 2021년을 기점으로 메모리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낸드플래시가 대부분으로, D램은 사실상 마이크론에만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외형이 정체됐던 HPSP로서는 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부터 D램 장비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것이 터닝 포인트인 셈이지만 쉽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HPSP는 현재 삼성전자에 D램용 고압수소어닐링 장비를 소량 공급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장비는 한 번의 공정에서 최대 75매 웨이퍼만 처리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제약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부터 메모리는 소품종 대량생산,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핵심이다. HPSP 장비가 파운드리에서는 선호되지만 메모리 공정에서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캐파(생산 능력) 증설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풋프린트(팹을 차지하는 면적)가 큰 장비를 대거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앞선 관계자는 "차세대 HBM4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여러 협력사들과 기술 검증 작업을 급히 진행하고 있다"며 "한정된 캐파에 생산성이 좋은 장비를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10나노급 7세대(1d) D램 공정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HPSP 역시 고객사의 6세대(1c) D램 라인 세팅이 마무리된 만큼, 1d 라인 채용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HPSP가 현 시점에서 대용량 장비를 납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회사는 미국 개소닉스의 기술을 바탕으로 장비를 개발했는데, 구조 자체가 용량 확대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평가다. 메모리반도체 업체 다른 관계자는 "HPSP가 웨이퍼 처리량을 늘리려면 장비 높이를 더 키워야 할 것"이라며 "해당 장비가 이미 팹 층고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확장할 공간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쓰루풋(처리율)을 개선한 장비를 새로 개발해 공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 폭발 위험이 높은 고압 수소를 다루는 장비 특성상 신뢰성 평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장비 내 수많은 부품들까지 전면적으로 손봐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1~2년 이후에야 겨우 안전 인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PSP의 D램용 고압수소어닐링 장비 공급이 지연될 경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PSP는 지난해까지 4년간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지난해 매출 1729억원, 영업이익 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5%, 4.30% 감소했다. 최근 시장 내 경쟁사 진입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연평균 50% 초반대의 고마진 구조도 향후 약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HPSP 측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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