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우리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신탁을 둘러싼 소송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금융·경제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에서 벗어나 책준형 소송 대응과 내부통제 기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재희 변호사 및 전 부장판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2028년 3월까지다. 이 사외이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송우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그간 우리자산신탁 이사회는 금융·경제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 왔다. 박태규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신호주 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부터 5회 연임해 온 박태규 사외이사가 물러나면서 법조계 인사가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이번 이사회 재편 배경에는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책임준공관리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이를 대신 이행하고,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 PF대출금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구조다. 사업 리스크가 신탁사로 전이되는 만큼 분쟁 발생 시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실제 우리자산신탁은 책임준공기한이 경과한 일부 사업장과 관련해 3건의 소송에 연루된 상태다. 현재 소송이 제기된 사업장 외에도 추가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소송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화 MTV 거북섬 일대 이비자 가든(275억원), 부산 온천공원 특례사업(1305억원) 등 PF대출 규모를 감안하면 잠재 리스크도 적지 않다.
최근 법원 판결 흐름도 신탁사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평택·안성·인천 물류센터 관련 책임준공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이를 계기로 책임준공형 신탁의 법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사회 차원의 법률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재희 사외이사는 파산부 및 고등법원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금융 및 법률 분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준공형 신탁 소송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제공할 적임자인 것이다.
이와 함께 마성훈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장도 비상임이사로 합류했다. 우리은행과 지주 리스크관리 조직을 두루 거친 내부 전문가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 통제 기능을 이사회에 반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판사 출신 사외이사의 법률 전문성과 독립적 시각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의 법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며 "감사위원으로서 경영진 의사결정에 대한 독립적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활동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임원 선임 절차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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