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BMW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가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는 주된 배경으로 오너리스크가 꼽힌다. 애초 도이치모터스는 주주환원에 인색한 기업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주가 조작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2020년부터 배당을 실시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의 6배가 넘는 파격적인 배당성향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보다는 민심 잡기를 통한 리스크 정면 돌파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당 390원 지급을 확정했다. 배당금 총 규모는 약 110억원이며, 배당성향은 642.6%다. 투자금(주가) 대비 수익금(배당)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8.3%다. 통상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3% 수준이며, 시가배당률 5% 이상은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도이치모터스의 경우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2.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초고배당주다.
◆ 2024년부터 3개년 주주환원책 이행 중…순익 7배 쏘는 '통큰 배당'
표면적으로 도이치모터스가 파격적인 배당 정책을 꺼내든 이유로는 실적 회복과 주주 신뢰 강화가 거론된다. 예컨대 회사는 2024년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지출이 늘어난 데다, 세전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마이너스(-)9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연결기준 순손실(-7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2조5496억원, 영업이익은 62.9% 늘어난 408억원이었다. 특히 세전이익 58억원으로 순이익은 흑자전환(17억원)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는 2024년 3월 창사 첫 주주환원책을 수립하고 3개년(2024~2026)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해당 기간 동안 이익 규모가 감소하더라도 주주들과 약속한 연도별 주당 배당금을 전년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2023년 결산 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주당 370원을 환원한 도이치모터스는 이듬해인 2024년 결산 배당으로 10원 증액된 380원을 지급했으며, 지난해 역시 10원 늘어난 390원을 책정했다.
도이치모터스의 총 배당금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7배 가까이 상회한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물론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을 1000억원 넘게 보유한 만큼 충분한 배당 여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역대 최대를 경신한 매출과 달리 순이익 규모가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수익 구조 왜곡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재무비용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거액 배당인 만큼 향후 재무구조 악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권오수 회장 주가조작 논란 터진 시점부터 배당…주주 달래기 전략
도이치모터스의 고배당 기조는 과거 행보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된다. 회사는 2009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후 2019년까지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던 '짠물 기업'이었다. 수익성이 정점에 달한 2018년에도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29억원, 452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음에도 주주환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목할 대목은 도이치모터스가 배당을 결정한 2020년 권오수 회장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 대두됐다는 점이다. 당시 권 회장은 2010~2011년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권 회장의 유죄를 인정했다. 이 여파로 도이치모터스 창업주인 권 회장은 2021년부터는 미등기 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도이치모터스가 6년 연속 실시한 배당을 두고 실적에 기반한 이익 공유가 아닌, 오너리스크에 따른 주주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나아가 권 회장 장남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친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2020년부터라는 점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고배당 정책에 대해 "상장기업의 가치평가 기준점으로 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달할 때까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지속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와 투자자의 사전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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