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향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장에서 주요 안건은 신속히 처리됐지만, 배당 등 주주환원을 둘러싼 주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25일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본사에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총회는 질의응답을 포함해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을 비롯해 차선용 사내이사 후보를 비롯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와 함께 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자본준비금 감소,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등 주요 안건도 가결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경영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며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조1000억원, 영업이익 47조2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5배, 2배 성장한 바 있다. 재무구조도 개선돼 순차입금은 순현금 12조7000억원으로 전환됐고, 부채비율은 46%로 낮아졌다.
사업별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6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곽 사장은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기반 DDR5 양산과 256GB 서버 모듈로 경쟁력을 높였다"며 "낸드플래시는 321단 QLC 개발과 eSSD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4·HBM4E 등 고적층 제품과 커스텀 HBM을 강화하고, SOCAMM·GDDR7·DDR5 등 AI D램과 QLC eSSD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거점 구축, 청주 P&T7 투자 등 생산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주주환원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다. 주주들은 실적 개선과 현금 창출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배당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곽노정 사장은 "기존 고정 배당금에 더해 1500원의 추가 배당을 실시하고, 약 2.1%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해 약 14조원 수준의 주주환원을 단행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실적 대비 환원 수준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산업 특성상 재무 건전성 확보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대규모 투자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실적 개선 시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부채 상환에 현금을 집중해 왔지만, 최근 순현금이 발생하기 시작한 만큼 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주주를 고려한 재무 전략도 병행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ADR 상장 공모를 위한 등록신청서를 비공개 제출했다. 공모 규모와 방식,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주들은 SK하이닉스가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신주 발행 방식의 ADR을 추진하는 것은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사주를 활용한 방식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목표로 하는 현금 규모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순현금 확대와 성장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ADR 발행 방식이 결정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과도기적 단계로, 향후 재무 구조가 강화되면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장에서는 HBM4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4 최적화 샘플을 공급하며 퀄리피케이션 테스트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양산 출하에 나서면서 납품 일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HBM은 TSV와 패키징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결합되는 제품으로, 종합적인 기술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당사는 제품 성능과 양산성, 품질을 기반으로 HBM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HBM4는 지난해 9월 양산 체계를 구축한 이후 고객사 샘플 공급과 최적화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는 고객 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HBM 시장의 주력 제품은 여전히 전작인 HBM3E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고객 수요에 맞춰 제품 믹스는 일부 조정하겠지만, HBM3E를 당초 계획한 비율에 맞춰 출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곽 사장은 차세대 제품인 HBM4E에 대해서는 "연내 샘플 공급 일정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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