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미국과 일본이 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군용 마이크로 OLED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한 만큼 방산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군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실질적인 사업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과 약속한 5500억달러(약 817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일본 자금으로 미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일본디스플레이(JDI)가 운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 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미·일 협력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의회는 2024년 군사 장비에 중국산 디스플레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급망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바 있다.
JDI는 이미 방산·특수 시장에서 활용 사례를 쌓아온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운용한 소형 정찰·자폭 드론의 모니터와 컨트롤러에 JDI의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적용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 올레드웍스(OLEDWorks)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군수·의료 등 특수 산업용 고성능 OLED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 협약도 맺었다.
이처럼 미·일이 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방산 시장 진입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미국 마이크로 OLED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하며 관련 접점을 마련했다. 이매진은 미군을 대상으로 야간투시경과 헬멧 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OLED를 공급해온 업체로, 미 육군 차세대 야간투시경(ENVG-B) 프로그램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등 군수 프로젝트 수행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매진 인수 이후 해당 기술을 군용보다는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사업 확대에 집중적으로 활용해 왔다. 실리콘 기반 마이크로 OLED 기술을 바탕으로 XR용 올레도스 개발과 양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삼성전자 XR 기기에 패널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나섰다. 또한 RGB 올레도스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고해상도·고휘도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처럼 XR 중심 전략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1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 중심이 가상현실(VR)에서 증강현실(AR)로 이동하면서 활용 영역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올레도스의 활용처를 XR에 국한하지 않고 군용 디스플레이 등 특수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XR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군수 분야가 추가 선택지로 거론된다는 분석이다.
JDI는 군수·특수용 디스플레이 공급 경험은 보유하고 있으나, 올레도스 등 마이크로 OLED 분야에서는 뚜렷한 양산 및 공급 이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업체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매진의 군수 사업은 미국 내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JDI가 관련 경험이 적은 만큼 우리나라도 군용 디스플레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군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모바일·TV 등 주력 디스플레이 시장과 비교해 규모가 제한적이다. 글로벌 소비자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약 2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반면 군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5조~8조원 수준에 그친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보안 규제 등 진입 장벽도 높아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는 사업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군용 디스플레이는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는 시장이지만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소량 생산만 대응하는 구조"라며 "경제성·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삼성디스플레이가 굳이 나설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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