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경영능력 평가 무대가 부광약품으로 옮겨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 회장이 3년 전 주도해 인수한 계열사다. 부광약품은 OCI홀딩스그룹에 편입된 이후 약 17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며 경영체제부터 연구개발(R&D), 생산기반까지 전방위적인 구조개편이 이뤄졌다. 향후 추가적인 자금 투입 역시 불가피해 향후 부광약품의 성과 창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2022년 2월 1461억원을 투입해 부광약품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올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27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며 현재까지 17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부광약품은 인수 당시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의 글로벌 임상 실패 여파로 대규모 적자 상태였다. 해당 과제에는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글로벌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며 개발이 중단됐다. 이후에도 여러 R&D 과제를 병렬적으로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고 손익 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이를 정비하기 위해 OCI홀딩스는 2023년 3월 OCI 전략기획실 출신의 이제영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고정비를 절감하는 한편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회복에 집중했다. 그 결과 회사는 작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 흐름을 끊었다.
다음 과제는 부광약품의 기업가치 회복이다. 2022년 인수 당시 1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39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향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현재 17%대인 지분율을 30%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도 남아 있다.
이에 부광약품이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달 18일 본사 중앙연구소에서 IR 간담회를 열고 '선택과 집중'을 핵심 키워드로 한 R&D 전략을 밝혔다. 그간 산재돼 있던 R&D 과제들을 정리하고, CP-012와 RNA 기반 파이프라인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다는 설명이다.
CP-012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b상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한 과제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RNA 프로젝트는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기반 기술을 활용해 별도 자회사에서 전담하게 되며, 연구 민첩성과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로 운영될 계획이다. 실제로 RNA 파이프라인은 최근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 룬드벡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외부 검증을 일부 확보한 상황이다.
이번 IR 간담회는 부광약품이 처음으로 시장에 공개적으로 전략을 설명한 자리였다. 업계에서는 OCI가 강조하는 '투명한 소통' 조직문화가 반영된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광 약품 측은 이를 연례행사로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픈 손가락' JM-010의 경우 자체 개발은 중단됐지만 국내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남은 자산 가치를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부광약품은 올 7월 진행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1000억원을 토대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달 17일 한국유니온제약 인수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유니온제약의 항생제 및 액상 주사제 생산설비를 확보해 생산능력(CAPA) 및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한편 외주비를 절감해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부광약품의 향후 성과가 이 회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이 불안한 상황을 이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성과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7.12%로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81%), 이복영 SGC 회장(7.76%)에 이어 개인 3대 주주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통해 CAPA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일반의약품(ETC) 중심의 만성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장도 가능해졌다"며 "양사 간 시너지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부광약품에는 OCI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며 "향후 유무형의 전략적 지원은 지속될 것이나 지분 확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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