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부광약품이 내년 개량신약 확대를 바탕으로 '캐시카우' 마련에 속도를 낸다. 중추신경계(CNS)·위장관 치료제 출시를 우선 과제로 삼고 매년 4종의 신제품과 5건 도입 계약을 최소 목표로 제시했다.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꺼내든 바이오와 신약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선결과제로 현금창출 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지헌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장은 17일 서울 동작구 부광약품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회사는 캐시카우 마련이 시급한 상태"라며 "신약은 10년이 걸린다. 그 사이 회사를 굴리려면 당장 현금 창출에 기여할 제품이 필요하고 그 타깃이 개량신약"이라고 말했다. 먹고 살 제품이 있어야 연구개발(R&D) 레이스도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다.
김지헌 본부장은 제약바이오 업계에 25년째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로슈와 애자이, GC녹십자 등을 거치면서 R&D는 물론 라이센싱과 투자 얼라이언스, 매니지먼트, M&A 등 BD(Business Development) 전 주기의 경험을 쌓았다. 바이오와 케미컬을 아우르면서 '갑'과 '을'의 시각도 모두 체득했다. 부광약품에 합류한 지는 2년이 됐다.
그는 "회사에 합류하기 전부터 부광약품은 특이한 회사였다"며 "작은 회사가 글로벌 투자를 많이 하고 수익률도 좋았다. 진짜 글로벌 R&D를 하는 곳이란 인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외자사와 국내사를 오가며 쌓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부광약품 합류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입사 초기 회사 사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이 합류한 2023년 부광약품은 375억원의 적자를 냈다. 역량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산재한 과제를 정리하고 전략을 세워 '회사가 굴러가는 기반'을 먼저 만들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구소 설비 확충과 인원 충원 등을 병행하며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올해부터 개량신약 출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R&D는 기본적으로 장기전이지만 벤처가 아닌 이상 캐시카우를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며 "그간 부광은 신제품에 투자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고 이에 역량을 신제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개량신약 신제품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리플러스 ▲간질환 치료제 레가덱스 ▲당뇨병 치료제 부디앙 ▲불면증 치료제 서카레딥 등 4종을 출시했다. 김 본부장은 "제품이 너무 없었던 탓에 가장 빠른 출시를 위해 허가권을 인수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며 "이미 만들어진 품목을 사오는 '극단적 옵션'도 썼다"고 토로했다.
앞으로는 '연간 루틴'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내년 최소 4품목 이상을 출시하고 최소 5건 이상 도입 계약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 예정 약물에는 ▲뇌전증 치료제 브리바라세탐 ▲신경병증성 치료제 미로가발린 ▲위장관 질환 치료제 레바미피드 3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광약품의 연구개발을 전통적 의미의 R&D가 아니라 'R&BD(Research&Business Development)'로 정의했다. 현재 회사의 상황에서는 연구-개발-딜을 한 묶음으로 보고 성과가 사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전제로 자원을 배분하는게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맥락에서 R&D의 출발점인 '게이트'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R&D는 한 번 투자를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진행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이트웨이를 두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JM-010 임상 실패 경험을 통해 특정 과제에 '올인'하는 구조의 리스크가 회사 체력에 비해 크다는 판단이 선명해졌다.
부광약품은 단기적으로는 현금 창출을 위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인 신약·바이오를 병행하는 이원화 구조를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R&D 조직 역량도 '개발' 기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 순서를 빠르게 진행해야 임상·허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연구는 장기전략으로, 사업은 5년내 성과라는 두 기준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며 "속도전을 위해서는 과거처럼 특정 과제에 올인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단기 캐시카우와 중장기 성장동력을 이원화해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신제품이 나오고 현금이 도는 구조를 먼저 만들겠다"며 "그 기반 위에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흔들림 없이 끌고 가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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