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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챙긴 동생들…드러나는 각자도생 계열분리
윤기쁨 기자
2025.12.19 08:00:18
FI 유치로 승계 재원 마련 급한 불 껐지만…풋옵션 따른 상장 압박·지분 정리 변수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8일 14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3형제. (왼쪽부터)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제공=한화그룹)

[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 한화에너지 지분 20%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매각했다. 두 형제가 손에 쥔 1조1000억원은 오너 일가의 증여세 납부와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승계 자금 마련이라는 오너가의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는 한화에너지의 상장(IPO) 압박 부담이 커진 동시에 홀로서기에 나선 형제들의 잠재적 갈등 리스크를 남겨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성격으로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5%와 15%의 지분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구조다. 특히 계약에는 일정 기한 내 상장 미이행 시 FI가 투자 원금을 회수하거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삽입돼 사실상 상장을 담보로 한 거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복상장 논란이 이재명 정부 들어 기업공개 발목을 붙잡자 현금마련이 시급한 차남과 삼남이 플랜B로 지분을 미리 팔았다는 설명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동시에, 오너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해 배당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던 오너 형제들의 금고와 같은 회사다. 그러나 이번 FI 유치로 외부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오너 일가들 만을 위한 자금 창구 역할은 끝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지배구조 최상단인 한화에너지의 리스크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오너가의 개인적인 채무 해결을 위해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가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된 탓이다. 증여세 납부 등으로 현금을 소진한 오너 일가가 수년 내로 수조원 규모의 지분을 되살 여력이 없는 만큼, 한화에너지는 기한 내 상장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업의 장기성장 전략보다는 앞으로 외부 투자자의 엑시트를 위해 단기 실적 부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전망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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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지분 정리를 넘어 실질적인 계열 분리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지배 체제를 굳히는 동시에, 차남과 삼남이 상당한 현금 유동성을 쥐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차남과 삼남이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낮추는 동안, 김 부회장은 지분 50% 이상을 유지하며 단일 최대주주로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이에 김 부회장이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지분을 현금화해 계열 분리를 위한 기초 자금을 마련하는 승계 로드맵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다.


현금을 손에 쥔 두 형제의 각자도생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분 5%를 매각해 약 2750억원을 확보한 차남 김동원 사장은 부친으로부터 받은 ㈜한화 지분에 대한 증여세 납부와 주식 담보 대출 상환 등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형보다 3배 많은 지분(15%)을 처분해 약 8250억원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쥔 김 부사장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김 부사장은 세금과 부채를 모두 청산하고도 5000억원 안팎의 가용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호텔·유통 부문의 공격적인 M&A와 신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들이 보유한 대규모 현금이 이제 그룹 통제권 밖에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특히 막강한 자금력을 갖게된 김 부사장이 호텔·유통 부문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위해 독자적인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기존 그룹 계열사와 사업 영역이 중첩되거나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조율에 나선다고 해도, 개인 자금으로 진행하는 동생들의 투자를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차남과 삼남이 적잖은 현금을 확보했지만 최종 계열 분리 단계에서는 갈등이 나타날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승계구도에선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사업이 지나치게 큰 비중으로 이미 성장한 상황이다. 이번 매각에서도 김동관 부회장은 지분을 정리하지 않아 차후 한화에너지는 화학과 방산, 태양광 사업 등을 아우르는 큰 아들 그룹의 지주사가 될 공산이 크다. 


차남은 금융, 삼남은 유통레저를 맡았지만 지분 지배력이 약해 향후 완전한 독립을 위해 ㈜한화가 보유한 금융·유통 계열사 지분을 따로 또 같이 가져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지분 가치를 둘러싼 셈법 차이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제들이 이번에 확보한 현금을 무기로 유리한 지분 교환(스왑) 비율을 요구하거나,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지분을 매집해 장남의 지배력을 견제하는 시나리오다. 이번 매각으로 승계를 위한 씨드머니는 확보했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한화에너지의 상장 압박과 향후 계열 분리 과정에서의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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